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지는 2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테러공격이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보다는 러시아의 체첸 정책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푸틴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대신 체첸 분리독립세력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데만 몰두해온 데 사태의 근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 보안군이 젊은 체첸 남자들을 반군과 연계됐다는 의혹만으로 납치, 고문, 살해함으로써 ‘블랙 위도’ 현상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 위도는 러시아와의 무장투쟁에서 남편이나 오빠, 남동생을 잃은 분노로 반군의 테러에 가담하는 여성들을 일컫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체첸 반군이 잉구셰티아를 공격할 때 뇌물을 주고 검문소를 통과한 사례 등을 들며 푸틴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비판했다. 또 “2002년 모스크바 인질극 희생자의 대부분이 러시아 보안군의 서투른 구출시도로 숨졌다”며 “북오세티아 인질위기 역시 똑같은 방향으로 결론날 위험성이 있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도 “푸틴은 대통령이 된 이래 체첸의 ‘정상화’를 외쳐왔으나 테러로 물든 최악의 1주일을 맞아 ‘정상화’는 조각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 전역이 테러의 잠재적 표적이 되고 있지만, 체첸 반군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는 데 크렘린의 고민이 있다”고 테러방지책 부재를 꼬집었다.
BBC는 그러나 러시아 국민들의 반 체첸 감정이 극에 달해 있는 것은 푸틴에게 유리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북오세티아 인질 위기는 (체첸이 위치한) 카프카스 지역에 안정을 가져오려는 푸틴의 노력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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