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 갑자기 무모한 진압작전에 들어갔을까?
아니, 왜 갑자기 무모한 진압작전에 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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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0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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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질사태가 900여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고 일단락됐다. 그러나 왜 그런 결과를 나왔느냐는 놓고 한번 집어볼 필요가 있다.

진압당시 상황으로 되돌아가보자. 인질범들은 인질들을 위한 식수나 식료품 제공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틀째 대치중이던 러시아 당국은 인질 사태가 오래갈 경우 모두 기진해 희생자가 커질 것을 우려, 인도적인 차원에서 식수및 식료품을 받아 배급해줄 것을 요청하고, 특히 아이들과 어른 들의 인질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인질범들은 어느 하나 허락하지 않았다. 인질 교체는 특수부대원들이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천적으로 봉쇄했고, 식료품 배급시 내부 정보가 밖으로 나갈 우려도 있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은 그렇게 났지만 석방 인질들에 따르면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에 대한 석방 문제가 주요 이슈였고, 이미 죽은 시신들을 내보는 안을 놓고도 논쟁이 있었다. 결국 시신을 밖으로 내놓기로 하기로 결정한 뒤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굶주림과 타는 목마름에 지쳐 있던 아이들이 문이 열리자 바로 밖으로 튀어나왔다. 인질범들은 대량 탈주를 막기 위해 총을 쏘기 시작하고, 동시에 밖에서 기회를 노리던 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이 방어를 하면서 바로 공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 내면에는 아이들이 밖으로 뛰쳐나가는 그 뒤로 과연 총을 쏘겠느냐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총격전을 벌어졌고, 무사히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물부터 찾았다. 배고품보다 목 마름이 더욱 간절했던 것이다. 날씨로 보면 갈증은 아마 못참을 수준이었을 것이다.

테러진압부대의 공세는 앞쪽과 뒤쪽에서 체육관 등의 벽을 폭파하면서 이뤄졌고, 그과정에서 천장이 무너지면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 동시에 탈출하려는 인질범들도 인질의 몸을 방패로 삼아 도주로를 뚫었다.

비록 30분 내지 40분 만에 현장을 장악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치밀하지 못한 우발적인 진압작전으로 사망자만 300여명을 넘는 엄청난 희생자를 내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처럼 도주로와 도피 차량을 내주는 방식의 협상을 통한 사태해결보다 기회가 생기면 바로 진압하는 강경진압을 푸틴 대통령이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테러사태에 대해 유화적으로 대처할 경우 더욱 빈빌할 것이라는 우려다. 테러는 자신의 목을 내놓아야 한다는 분명한 각오없이는 안된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또 러시아식 관념으로 보면 체첸 부근의 북오세티아인들의 생명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잇다.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을 진압할 당시 러시아측은 최루가스를 뿜어넣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햇는데, 이번에는 그런 시도가 없었다. 어린 아이들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워낙 멀리 떨어진 곳이라 포탄이나 총알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을 수도 있어 보인다.

실제로 테러전문가들은 진압작전이 어린이 구출보다는 인질범 사살이라는 인상이 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영국,독일,일본정부도 테러 세력을 비판하며 진압 당국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혔으나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러시아 정부에 대한 비판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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