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다루는 우리를 되돌아보니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다루는 우리를 되돌아보니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4.11.26 0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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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앞으로 러시아 붐을 일으키는 커다란 요인중 하나가 될 것이다. 러시아를 연구하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가 연결되면 우리가 대륙으로 바로 연결되면서 그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본다.

그런데 막상 우리를 되돌아보면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다음은 중앙일보 기자가 쓴 글이다.

"국제철도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핑핑 돌아가는데 정부 내에 국제철도를 다루는 부서 하나 없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며칠 전 만난 한 철도 전문가는 이렇게 한탄했다. 그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 등 대륙철도 분야 전문가다. 그는 "러시아.중국은 물론 북한도 대륙철도를 활용해 더욱 많은 화물을 운송하고 돈을 벌 방안을 찾기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며 "자칫 우리만 외톨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의 지적처럼 정부에는 국제철도 분야를 전담하는 조직이 전혀 없다. 건설교통부 내 임시조직인 남북교통팀이 일부 업무를 겸할 뿐이다.

우리가 국제철도 문제를 뒷전에 미뤄둔 사이 주변국들의 움직임은 매우 기민하다.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 7월 TSR과 북한 나진을 잇는 철도의 현대화에 합의했다. 나진항을 통해 확보한 물동량을 TSR을 이용해 유럽까지 실어나르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TSR을 통해 국제 물류수송 기능을 담당할 경우 2011년에는 연간 수입만 1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도 2억5000만달러를 벌 것이라고 한다.

중국도 북한 철도와 TCR 연결에 적극적이다. 러시아.중국.헝가리.체코 등 20여개 과거 사회주의 국가가 모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도 매년 회의를 열어 국경 통과 등 철도운송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만 봐도 한반도종단철도(TKR)와 TSR.TCR 등 대륙철도의 연계 전략을 세우고 OSJD 가입을 추진할 조직이 필요함을 할 수 있다.

건교부가 최근 이를 담당할 국제철도과를 신설키로 했다. 인원도 10여명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조직 개편 권한을 쥐고 있는 행정자치부에서 "조직과 인원을 또 늘리는 것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제철도 문제는 단순히 부서와 인원 몇명 늘리기 차원이 아니다. 정부가 작은 일에 연연해 큰일을 그르치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강갑생 정책기획부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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