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3일 밤 뉴델리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독재적인 외교정책이 국제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독재는 사이비 민주주의 용어로 그럴듯하게 포장하더라도 국제현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내년 1월로 예정된 이라크 선거를 도마에 올렸다. 푸틴은 “(미군이 벌이는) 이라크 전투로 민주적인 투표가 위협받고 있으며 1월 말 선거의 공정성과 민주적 절차도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주도가 아닌 유엔 주도로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이라크 사태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푸틴은 이어 인도의 한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어느 누구도 테러를 지정학적 게임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며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서 테러범으로 규정하고 있는 체첸 분리주의자들의 피난처 제공을 용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미국이 러시아와 달리 유셴코 야당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배후 조종하고 있다는 설이 나돈 데 대한 경고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이라크 사태가 미국 주도의 전쟁으로 치달았고, 전후 복구사업에도 러시아 참여가 상당 부분 제외된 것도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악관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세계가 직면한 공통의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립하기보다는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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