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코스 자회사 국영화 놓고 시장경제-실로비키 파워게임
유코스 자회사 국영화 놓고 시장경제-실로비키 파워게임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01.12 0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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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권의 반 시장경제적 정책에 일부 핵심 측근들이 그 폐해를 지적하고 나오기 시작했다. 크렘린 경제보좌관인 일리아노프가 유코스의 자회사 유간스크네티티의 사실상 국유화 정책에 크게 반발한데 이어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경제개발통상부 장관도 에너지 산업의 민영화를 주창하고 나섰다.

푸틴 정권에서 시장경제 신봉자로 통하는 그레프 장관은 11일 일간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석유 분야에서 국가 독점이 이뤄진다면 러시아는 낮은 경제성장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로간스크네스티를 인수한 로스네프티 자체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는 "(국가 독점이 계속되면) 올 한해 러시아의 석유 생산은 (작년보다) 10% 증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국영화의 폐해를 지적했다. 국영화가 되면 그 이전보다 비효율적이라는 뜻이다. 러시아의 현 기업 풍토로 볼때 그의 발언은 적절한 지적으로 보인다.

이같은 신념에서 그레프는 지난해 가즈프롬이 유코스 자회사 경매에 참가한다는 방침에 대해 "시장 경제에 대한 과도한 정부 간섭"이라며 비판해왔다.

그는 석유산업의 재편 방향에 대해 국영화해서 정부가 직접 통제하기보다는 "세금이나 면허 부여 등 새로운 메카니즘을 통해" 간접 통제할 것을 주장했다.

앞서 안드레이 일라리아노프 대통령 경제보좌관도 유간스크네프티가 사실상 로스네프티에 매각되자 '올해 최고의 사기'라고 지적하는 등 푸틴 정권내에서 시장경제파와 실로비키간의 파워게임을 연상시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르만 그레프 장관의 에너지 산업 국영화 반대 발언도 큰 맥락에서 보면 그같은 흐름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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