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에 따르면 양측은 이르면 이번주 중 채무 상황에 대한 합의가 나올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파리클럽 관계자들은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말 외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사실 1998년 러시아 외환위기이후 파리클럽은 러시아로 부터 빚을 돌려받는데 주저하고 있다. 돌려받은 돈을 다른 곳에 빌려줘야 하는데,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이 돈을 굴릴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아시아 혹은 남미의 개발도상국에 빌려줄 경우, 러시아보다 덜 안전하다. 러시아로 부터 이자를 잘 챙기는 것만으로도 이익인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빨리 채무를 일정수준이하로 떨어뜨리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사에서 러시아가 석유 수출대금 유입이 넘쳐나면서 채무 상환을 원하고 있다면서 100억달러는 러시아가 채권국들에 갚아야 할 채무의 22%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러시아와 파리클럽 간 협상은 채무상환에 따른 할인율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외환위기때 채무재조정을 한 부작용인데, 러시아는 상황이좋아졌지만 그때의 수준으로 하자는 입장이고, 파리클럽은 그때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우기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10% 정도가 합리적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신문은 또 러시아가 100억달러 상환 협상으로 제한할지 아니면 파리클럽에 진 채무 대부분을 향후 3년간 상환하는 더욱 폭넓은 합의를 추진할지 여부도 핵심 문제라고 전했다.
돈을 굴리는 입장에서 보면 이자를 꼬박꼬박 잘 갚고 떼일 염려가 없는 사람이라면 돈을 더 빌려주고 싶고, 그 반대라면 하루빨리 회수해야 한다. 한때 빨리 회수해야 할 대상이었던 러시아가 경제성장과 국제원유값 상승 등으로 떼일 염려가 없어 더 빌려줘야 할 대상이 됐다. 그런 현상이 파리클럽 채무 상환 협상에서도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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