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전을 잡자, 중 일에 이어 인도까지 뛰어들어
러시아 유전을 잡자, 중 일에 이어 인도까지 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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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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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인구의 인도가 세계에서 잠재 매장량이 가장 많은 러시아 유전 개발에 뛰어들면서 세계 2, 3위 석유소비국인 일본과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베리아 송유관 노선을 놓고 충돌했던 중일 양국은 새롭게 출현한 강력한 경쟁자에 맞서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할 묘책을 짜내느라 고심하고 있다.

고도 경제성장기에 접어든 인도의 석유수요 확대는 지난해 중국의 ‘원유 싹쓸이’로 홍역을 치른 국제 석유시장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도 국영 석유가스공사(ONGC)는 최근 러시아 국영 로스네프티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사할린 유전 3광구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사할린 1광구에도 이미 20%를 출자했으며 이르면 올가을부터 천연가스 생산을 시작한다. ONGC는 또 도산한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의 자산을 사들이기 위해 러시아와 교섭을 벌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작년 말 카스피해 유전 개발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지난달 중순엔 시베리아 유전 개발에도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이끌어내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을 확인한 뒤 나타난 적극 공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도 정부는 경제성장이 본궤도에 오르자 안정적인 석유 공급처를 확보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자원 획득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할린 유전은 일본 대기업들이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990년대 초부터 공을 들여온 곳이다. 중국도 시노펙과 페트로차이나 등 국영 석유회사를 앞세워 카스피해 유전에 거액을 투자해 왔다.

시베리아 송유관 노선의 종착지를 중국 다칭(大慶)에서 연해주의 나홋카로 바꾸는 데 성공한 일본은 푸틴 대통령의 방일을 올 상반기 중 성사시켜 석유 관련 현안을 일괄 타결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송유관 유치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는 지적에 대해 “시베리아 유전에서 매일 100만 배럴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손해가 아니다”고 설명한다.

중국 역시 거액을 러시아 석유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의 은행들은 1일 유코스의 핵심 자회사인 유간스크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 60억 달러를 로스네프티에 지원했다. 로스네프티가 2010년까지 4840만 t의 원유를 중국에 제공하는 조건이다.

중국 언론들은 또 빅토르 크리스텐코 러시아 에너지장관이 지난달 중순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해 시베리아 송유관의 중국 지선 건설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본격화되는 중국 일본 인도의 에너지 경쟁은 아시아가 21세기 중반 이전에 세계 에너지의 최대 소비지역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중국의 석유수입량이 2010년까지 2배로 늘어 하루 400만 배럴에 이르고 일본의 에너지 소비량도 2022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일보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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