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바로프스크에서 우리 전차부대가 훈련을 한다?
러 하바로프스크에서 우리 전차부대가 훈련을 한다?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03.0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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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언론에 의해 북한군 사령관으로 소개됐던 정수성 육군 제1군 사령관이 러시아 방문시 러시아군의 훈련장을 임차해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극동군관구사령부를 방문한 정수성 1군 사령관이 유리 야쿠보프 극동군관구사령관에게 훈련장 임차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러시아 측이 적극적인 수용 의사를 표시했다고 4일 밝혔다.

군 당국이 해외 훈련장을 임차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 극동군관구사령부에는 가로 50㎞, 세로 30㎞ 크기의 초대형 군사훈련장 세 곳이 있다. 정 사령관은 러시아 방문 중 신병. 분대장을 대상으로 하는 392훈련센터와 볼콘스키훈련장 등을 시찰했다.

비좁은 훈련장 때문에 고민해 온 육군은 특히 러시아의 신형 전차 시승시 넒은 훈련장을 마음대로 질주하고, 각종 장애물을 설치한 러시아 훈련장을 흠모해왔다. 국내에선 전차부대가 사격하면서 기동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고, 전차 사격훈련을 하다 포탄이 바위에 비껴 맞아 민가 지역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해 이를 개선할 새로운 방안을 찾아왔다.

또 야포 사격훈련이나 사단 및 연대급 훈련은 최소한 거리가 20~30㎞가 넘은 훈련장이 필요하다. 육군의 유일한 야포 사격장인 경기도 연천군 다락대 사격장은 야포 진지와 사격장 사이에 민가지역이 있어 간혹 포탄이 민가지역 부근에 떨어져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따라서 러시아의 초대형 훈련장을 임대할 경우 이런 문제점들이 모두 해결된다.

하지만 외국에서 훈련하려면 난관도 많다. 우선 대규모 병력과 전투장비를 옮기는 게 문제다. 전차는 무게가 50t가량 된다. 야포.트럭 등 엄청난 물량을 수송해야 한다. 해상수송 후 블라디보스토크 항에서 하바로프스크까지는 공중수송을 해야 한다.

북한과 중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 물론 엄청난 규모의 전투력을 이동하는 것 자체가 훈련인 측면도 있다. 지난해 지진해일 참사가 발생했을 때 일본이 자위대를 급파한 것도 이런 기동훈련의 일환이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하면 러시아 훈련장 임차는 검토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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