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곤 전 현대 모스크바 지사장의 포부
김종곤 전 현대 모스크바 지사장의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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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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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현대 지사장을 지냈던 김종곤 현대 전무가 최근 신호제지 대표이사로 영입됏다. 그동안 업무 파악에 바쁜 나머지 언론과의활동이 뜸했는데, 최근 머니투데이 긴 인터뷰를 시작으로 대외활동에 나서는 것 같다.

다음은 머니투데이에 나온 김 사장의 기사

19C 미국의 사회 개혁가 웬델 필립스는 "사람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포도주처럼 익는 것이다."라고 했다. 인생 경험을 오랜 세월 하다보면 잘 익은 포도주처럼 숙성된다는 뜻으로 들린다.

지난 2월 18일 신호제지의 새 사령탑으로 영입된 김종곤 사장(55)은 그동안의 풍부한 해외근무 경험을 토대로 `제 2의 창업`을 선언하고 글로벌 경영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그의 다양한 경력이 28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신호제지를 어떻게 변모시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경영능력을 발휘해달라는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에서 28년 동안 근무하면서 독일, 이태리, 러시아 등에서 14년간 해외 근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영업, 기획, 인사, 총무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두루 경험한 것이 고려됐다고 생각합니다."

CEO로 발탁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한 김 사장의 평가다.

김 사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76년 한국투자금융(현 하나은행) 에 입사한 뒤 78년 현대종합상사로 자리를 옮겨 독일 뒤셀도르프,이탈리아 밀라노,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서 지사장을 거쳤다.

이후 현대자동차에서 경영지원본부장과 해외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현대종합상사 시절 유럽쪽 영업활동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 `해외영업통`으로 불렸다.

"지난 6년 동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거치면서 인적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봅니다. 유동성의 위기에서 벗어난 만큼 이제는 역동성을 강화할 시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사업구조조정과 재무구조조정에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신호제지는 지난 1998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사업장을 축소하고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벌인 결과 2년 만에 경영실적이 흑자로 전환됐다. 이후 꾸준하게 경영실적이 호전돼 지난해 매출액 5982억원(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 순이익 187억원(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을 달성하는 등 회사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다져왔다.

김 사장은 이를 토대로 지속적인 조직정비와 경영혁신 등을 통해 올해 6327억원의 매출에 당기순이익은 작년 보다 256% 증가한 392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먼저 국내 제지산업이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대외적으로는 통상압력과 펄프가격 인상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업체간의 과당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생산거점 이전 등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체제로 혁신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다.

"글로벌 사업구조조정의 핵심은 `많이 팔리는데서 생산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전략 시장과 이머징 마켓을 공략한다는 목표 아래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해 다방면에서 전략적 제휴를 도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특히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러시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내 설비의 일부분을 러시아로 이전해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대신 러시아산 펄프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향후 북한을 거쳐 러시아로 연결되는 철도가 완공될 경우 물류비 절감을 위해 철도를 이용해 펄프를 들여온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CEO에게 가장 많이 필요한 것은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에 주주가치 극대화나 핵심 역량에 치중하지 않는 측면이 있는데 이는 CEO의 역량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열정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인터뷰 내내 확신에 찬 어조로 경영전략을 설명하는 김 사장의 모습에서 충분히 그의 열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의 관심이 무엇이었는지를 슬쩍 물었다. "대학 시절에는 `자본의 본원적 축적` 등 다양한 경제 이슈에 관심이 많았죠. 첫 직장은 금융회사였는데 왠지 몸에 맞지 않는 것 같더군요. 전세계를 다녀보고 싶은 마음에 종합상사로 일찌감치 방향을 돌렸습니다."

김 사장이 자녀들의 진로문제에 대처하는 것을 보더라도 그의 열정적인 태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두 딸에게 향후 러시아의 발전 가능성을 일깨워 러시아 전문가의 길을 가도록 설득했다고.

"저는 자식들에게 자격시험 같은데 미련을 두지 말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빠르게 글로벌화가 진행될 것에 대비해 각자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를 찾도록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습니다"

김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꺼냈다. "핀란드의 노키아도 펄프제지 회사에서 세계적인 정보통신회사로 거듭났습니다. 신호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영역이라면 에너지 화학 분야와 같은 다른 영역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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