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스 당국 "시위는 쿠데타 음모" 규정
키르키스 당국 "시위는 쿠데타 음모" 규정
  • 이진희
  • jinhlee@hk.co.kr
  • 승인 2005.03.23 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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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키스 사태가 역시 강경대응의 순으로 가는 것 같다. 키르키스 당국은 22일 총선 부정에 항의하는 키르기스스탄 시위대를 불순세력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아카예프 대통령측은 일련의 시위는 범죄자들이 기획한 ‘쿠데타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레몬혁명’을 꿈꾸는 시위대를 크게 자극하는 것이어서 정부측과 시위대의 대결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키르키스가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와 지정학적으로 다른 상황에서 정부와 야당간의 격돌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일단 정부의 대응이 먹혀들 것으로 보이지만, 워낙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본 사람들이 획책하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진영에서 물적 정신적 지원을 쏟아붓고 있어 섣부른 예상을 어렵게 한다.

압딜 세기스바예프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마약 마피아들과 연계된 범죄자들이 오슈와 잘랄 아바드의 상황을 장악하고 권력 찬탈을 획책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 전복기도이자 쿠데타의 일환”이라고 강경대응을 천명했다.

키르기스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술라이만 이만바예프 선관위원장도 “75개 선거구 가운데 단지 4곳만 재검토가 필요하며 나머지 71곳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부 오슈와 잘랄 아바드에서 정부청사 등을 장악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는 시위대측은 아카예프 대통령의 퇴진을 계속 요구하면서 오슈에선 치안유지를 위해 현지 경찰과 공동으로 순찰대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키르기스스탄 총선에서 광범위한 부정이 저질러졌다고 발표했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혼란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면서 “극단주의 세력이 정치적 불안을 이용해 키르기스스탄의 민주주의 근간에 위협이 되도록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미 그루지야, 우크라이나에서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을 때도 집권 여당을 옹호해 서방진영과 신경전을 벌였으나 결국 시위대인 바 있다.

15년째 장기집권중인 아카예프 대통령은 오는 10월로 임기가 끝나면 물러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측은 선거부정이 임기연장을 위한 포석이라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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