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끊이지않는 푸틴의 장기 집권설-진짜인가 흘리기인가
여전히 끊이지않는 푸틴의 장기 집권설-진짜인가 흘리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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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4.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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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해 대선을 통해 2기 집권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이 뚜렷한 야당 지도자 부재라는 상황을 이용해 3기 집권을 시도한다는 시나리오다. 모스크바 정가에선 "크렘린이 이미 오래 전에 이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현재 러시아 헌법은 3기 연임을 금하고 있다.

◆변심한 푸틴?=모스크바에 은밀하게 나돌던 장기 집권설에 기름을 부은 건 푸틴 대통령 자신이다. 그는 지난 11일 독일 하노버 무역박람회에서 "러시아 헌법은 시차를 두고 대통령에 세 번 선출되는 것을 금하고 있지 않다"며 3기 집권 의지를 내비쳤다.

물론 "3기 연임을 위해 헌법 개정을 시도할 의사가 없다"는 말에 뒤이은 것이었지만 장기 집권 관측을 단호히 일축하던 기존 입장과는 다른 발언이었다.

푸틴은 지난해 12월 연례 기자회견에서만 해도 "2008년이든 2012년이든 2016년이든 대통령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 정치권에선 "푸틴 대통령이 측근들의 압박에 밀려 장기 집권 구상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판 장기집권인가=푸틴 발언 이후 갖가지 장기 집권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푸틴이 2008년 대선에서 믿을 만한 후계자에게 권좌를 물려준 뒤 2012년 대선을 통해 크렘린 재입성을 시도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의 지명을 받을 만한 차기 대선 후보로는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 보리스 그리즐로프 국가두마(하원) 의장,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개헌을 통해 현 대통령중심제를 내각책임제로 바꾼 뒤 푸틴이 실질적인 권력자인 총리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모스크바 응용정치학 연구소장 올가 크리슈타노프스카야는 "이 경우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임무만 수행하고 총리가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독일식 모델이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또 러시아가 오래 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벨로루시와의 통합을 조속히 실현한 뒤 푸틴 대통령이 통합국가의 지도자로 옮겨 앉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이르면 내년께 국가 통합과 정치제도 개편을 위한 개헌을 단행하고 2007년 무렵 푸틴이 7년 임기의 새 대통령을 맡는다는 구상이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 실현을 위한 비밀협약을 맺었다는 소문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이 밖에 푸틴이 2008년 이전에 비상시국을 이유로 3기 연임을 위한 개헌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cj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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