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미하원 우주인 청문회는 우주기술과 통신기술의 최첨단을 보여줬다. 물론 증인으로 나선 미국 우주인의 묘기도 볼만했다.
"증인, 창 밖 경치가 어떻습니까?" "의원님, 끝내줍니다(Incredible)."
14일 우주 상공을 연결해 열린 사상 첫 우주 청문회. 워싱턴 의사당 레이번 빌딩에서 개최된 하원 우주과학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원회는 지구로부터 350km 떨어진 우주 상공을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근무 중인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존 필립스를 위성 비디오폰으로 '소환했다.
"치직,치지직~." 푸른색 우주복 차림의 필립스가 회의장에 설치된 TV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자 찰리 멜랑콘(공화) 등 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의원들은 "우주에선 몸이 이리저리 떠다닌다는데 증인은 꼿꼿이 서 있으니 신기하다"며 "두 발을 어딘가에 묶어놓은 건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필립스는 "아니다. 두 발을 바닥의 걸쇠에 집어넣고 있을 뿐"이라며 "그러면 몸이 뜨지 않는다"고 답했다.
말을 마친 필립스가 발을 걸쇠로부터 빼내자 그의 몸은 천장까지 두둥실 떠올랐다. 그는 양말을 신은 두 발을 화면에 비춰 보였다. 이어 재빨리 몸을 뒤집어 원위치로 돌아왔다. 무중력 공간을 이용한 '묘기'에 의원들은 다시 박수를 쳤다. 필립스는 우주인들이 승선 직전 부는 휘파람으로 환호에 답했다. 그는 15분에 걸쳐 의원들의 10여 개 질문에 답한 뒤 우주 공간으로 사라졌다.
필립스는 러시아 우주인 세르게이 크리칼레프와 함께 지난 4월부터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10월까지 머물며 각종 실험을 하게 된다. 그 기간 중 그의 뼈조직은 매달 1~2%씩 줄어들게 된다.
세계 최초의 우주청문회는 우주정거장에서 장기 체류하는 우주인의 애로점을 의원들에게 생생히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우주정거장은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사고가 터진 이래 2년 동안 보수 작업이 중단돼 있다.
켄 칼버트 위원장은 "오늘 청문회는 우주 생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당사자에게 직접 들어보기 위한 것"이라며 "청문회 결과 근무여건을 개선시킬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의원들도 "우주인들이 가족과 정기적으로 통화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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