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만들어준 우주청문회-미국은 러시아를 앞서간다
과학이 만들어준 우주청문회-미국은 러시아를 앞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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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6.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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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우주인과 청문회를 하는 수준으로 과학기술이 발달했다. 이전에도 우주인들이 무슨 기념식에 축사를 보내오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수준이 한차원 달랐다. 미국 의회니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러시아는 아직도 그런 생각을 못하고 있다.

14일 미하원 우주인 청문회는 우주기술과 통신기술의 최첨단을 보여줬다. 물론 증인으로 나선 미국 우주인의 묘기도 볼만했다.

"증인, 창 밖 경치가 어떻습니까?" "의원님, 끝내줍니다(Incredible)."

14일 우주 상공을 연결해 열린 사상 첫 우주 청문회. 워싱턴 의사당 레이번 빌딩에서 개최된 하원 우주과학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원회는 지구로부터 350km 떨어진 우주 상공을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근무 중인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존 필립스를 위성 비디오폰으로 '소환했다.

"치직,치지직~." 푸른색 우주복 차림의 필립스가 회의장에 설치된 TV 화면에 모습을 드러내자 찰리 멜랑콘(공화) 등 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의원들은 "우주에선 몸이 이리저리 떠다닌다는데 증인은 꼿꼿이 서 있으니 신기하다"며 "두 발을 어딘가에 묶어놓은 건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필립스는 "아니다. 두 발을 바닥의 걸쇠에 집어넣고 있을 뿐"이라며 "그러면 몸이 뜨지 않는다"고 답했다.

말을 마친 필립스가 발을 걸쇠로부터 빼내자 그의 몸은 천장까지 두둥실 떠올랐다. 그는 양말을 신은 두 발을 화면에 비춰 보였다. 이어 재빨리 몸을 뒤집어 원위치로 돌아왔다. 무중력 공간을 이용한 '묘기'에 의원들은 다시 박수를 쳤다. 필립스는 우주인들이 승선 직전 부는 휘파람으로 환호에 답했다. 그는 15분에 걸쳐 의원들의 10여 개 질문에 답한 뒤 우주 공간으로 사라졌다.

필립스는 러시아 우주인 세르게이 크리칼레프와 함께 지난 4월부터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10월까지 머물며 각종 실험을 하게 된다. 그 기간 중 그의 뼈조직은 매달 1~2%씩 줄어들게 된다.

세계 최초의 우주청문회는 우주정거장에서 장기 체류하는 우주인의 애로점을 의원들에게 생생히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우주정거장은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사고가 터진 이래 2년 동안 보수 작업이 중단돼 있다.

켄 칼버트 위원장은 "오늘 청문회는 우주 생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당사자에게 직접 들어보기 위한 것"이라며 "청문회 결과 근무여건을 개선시킬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의원들도 "우주인들이 가족과 정기적으로 통화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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