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의 개혁 실책은 역시 당 장악력 부족?
고르비의 개혁 실책은 역시 당 장악력 부족?
  • 운영자
  • buyrussia@buyrussia21.com
  • 승인 2005.07.07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련을 붕괴시킨 러시아의 고르바초프는 요즘 인기가 높다. 그 뒤를 이은 엘친은 그냥 그냥 지내지만 고르비는 왕성하게 국내외를 다니며 활동한다. 고르비 재단은 여전히 영향력도 높다.

그런데 고르비는 개혁에서 왜 실패했을까?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지만 급진개혁과 점진개혁간의 교묘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과 북한대학원대학교(총장 박재규)가 ‘북한개발과 국제협력’를 주제로 연 국제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요하네스 린(59) 미 브루킹스연구소 객원 연구원이 그같은 평가를 내렸다. 원래 목적은 북한은 어떤 식으로 개혁해야 하느냐가 핵심이지만 그 전례로 중국식 개혁과 고르비식 개혁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독일 출신인 그는 영국 옥스포드대학과 미국 콘웰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는 우선 개혁의 목표에 대해 "개혁·개방을 통해 뭘 하려고 하는 것인지, 국가 차원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공산당이 통제력을 유지한 채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개혁·개방을 수행할 수 있었다”며 “반면 러시아는 고르바초프 체제가 전면에 나선 지난 1985년부터 일찌감치 당의 통제력과 지도력을 약화시키는 조처를 취하면서 사회주의 체제 붕괴와 함께 급진적 개혁으로 치달으면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물론 고르비가 단단한 당의 껍질을 깨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으면 오히려 보수파에 의해 축출됐을지도 모른다.

그의 사회주의에 대한 연구는 1972년 세계은행과 인연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1996년부터 약 7년 동안 유럽 및 중앙아시아 담당 부총재를 역임했으며, 사회주의 계획경제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동구권 국가들에 대한 연구에 천착해왔다.

그의 아들은 육군 장교로 주한미군에 배속돼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기도 했단다.

그는 자신은 북한 전문가가 아니라는 전제로 중국과 러시아의 예로 볼 때 “중단기적으론 북한 지도체제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개혁조치란 장기적으로 초기의 개혁·개방 의지가 약해지면 부패 등 체제 내적인 문제가 나올 수 있어 급진적 개혁은 체제를 붕괴시키는 등 위험한 요소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