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가르히 아브라모비치 재물운에 권력운까지 따른다
올리가르히 아브라모비치 재물운에 권력운까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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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7.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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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최고 부자이자 추코트 주지사인 로만 아브라모비치(38)가 연임 추천을 받아 앞으로 4년 더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풀리코프스키 극동지역 대통령전권대사는 8일 아브라모비치를 주지사에 재임명해 줄 것을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대통령의 임명은 형식적인 것이어서 대통령전권대사의 추천을 받은 아브라모비치는 주지사 확정 통보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

아브라모비치는 133억달러(약 14조3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러시아 대표적인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올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21번째 부호(富豪)이기도 하다. 석유회사 시브네프티 소유자이기도 한 그는 추코트 주지사보다는 영국 축구단 첼시구단주로 더 유명하다. 2억1000만유로에 구단을 인수하면서 일약 세계 유명인사로 떠올랐다.

아브라모비치 주지사 연임은 크렘린의 재벌 손보기 효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푸틴 정권하에서 올리가르히들의 앞날이 밝지 않음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권력의 영향이 덜 미치는 추코트 주지사로 출마, 당선됐다.

추코트는 러시아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곳으로 겨울 기온이 영하 6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酷寒)지다. 에스키모 등 원주민을 중심으로 7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아직도 수렵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미개지다.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4년 동안 이곳에다 학교와 문화센터 건립 등 주민복지를 위해 정부 예산이 아닌 개인 재산 3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으며 인기 관리를 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15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하며 러시아 최고 부자로 승승장구했던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41) 유코스 전 회장이 정치적 야망을 꿈꾸다 크렘린의 재벌 손보기 대상에 걸려들어 복역 중인 데 반해 아브라모비치는 ‘크렘린 꼭두각시’라는 별명을 들으면서도 철저한 처신으로 앞날을 보장받는 등 두 사람 운명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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