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2008년 대권도전을 막으려는 크렘린의 술수?
결국은 2008년 대권도전을 막으려는 크렘린의 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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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7.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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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계가 유력 야당 정치인 탄압 시비로 시끄럽다.

2008년 러시아 대선의 강력한 야당후보로 주목받는 미하일 카시야노프(47) 전 총리가 국유재산 불법 매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검찰 수사를 카시야노프의 대선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크렘린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국유 별장 불법 매입? =러시아 검찰은 11일 "재임시 직권을 남용해 국가 소유 별장을 헐값에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카시야노프 전 총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의 한 의원의 카시야노프 전 총리 고발에 따라 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시야노프는 지난해 초 총리 퇴임 직전 시가 2900만 달러(약 290억원) 상당의 국유 별장을 사유화하는 정부령에 서명하고, 경매를 통해 자신의 관리하에 있는 회사가 이를 헐값에 인수하도록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불과 115만 달러에 별장을 인수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름 휴가 중인 카시야노프는 대변인을 통해 "본인은 25년간의 공직 재직기간 중 어떤 회사도 만든 적이 없으며, 특정 회사의 주식이나 증권을 소유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 정치탄압 주장=러시아의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카시야노프의 2008년 대선 출마 기도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초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카시야노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 1기(2000~2004년) 동안 총리를 맡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끄는 등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푸틴 2기 출범 직전인 지난해 2월 전격 해임됐다. 마지막 '옐친 패밀리'로 통하던 카시야노프를 제거함으로써 2기를 맞는 푸틴 정권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려는 크렘린의 계산이 깔린 인사였다.

일부에선 카시야노프가 당시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유코스에 대한 정부 탄압과 유코스 사장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의 구속을 비판했기 때문에 쫓겨났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해임 1년 뒤인 올해 2월 카시야노프는 정치 복귀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푸틴의 권위주의적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해 왔다. 그는 또 조만간 자유주의 성향의 '민주 러시아당' 당수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cj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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