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막강 흑대함대도 끝나는가
러시아 막강 흑대함대도 끝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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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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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크림반도를 해군기지로 쓰고 있는 러시아에 땅 주인 우크라이나가 철수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 두 나라 정상은 이르면 이달 중 만나 이 문제를 담판지을 계획이다.

러시아가 물러나면 세계 바다를 주름잡던 옛 소련 4대 함대 중 하나인 흑해함대는 존폐 위협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흑해함대 없어지나=소련 시절 막강 위용을 자랑하던 흑해함대가 위기에 처했다. 북방·발트·태평양 함대와 함께 옛 소련 4대 함대를 이루던 흑해함대는 카트린 대제가 1783년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병합한 이후 222년간 이곳을 기지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오렌지 혁명’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흑해함대의 우크라이나 주둔과 관련해 수차례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면서 설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가입을 꿈꾸는 유셴코 대통령에게 흑해함대는 목에 박힌 가시 같은 존재다. 두 그룹의 일원이 되려면 먼저 러시아군을 자국 영토에서 쫓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1950년대 맺은 양국 협정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7년까지 크림반도를 군 기지로 쓸 수 있다. 유셴코 대통령은 그러나 철군을 12년 앞당겨 올해 안으로 나가달라고 러시아에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의 고민=크림반도는 수심이 깊고 기후가 따뜻해 군항으로 쓰기에도 최적이지만, 러시아가 이곳을 고수하는 주된 이유는 옛 소련 소속국들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다.

러시아가 오렌지 혁명 당시 유셴코 대통령의 반대편에 섰던 것도 크림반도를 뺏길까 우려해서였다. 이미 우즈베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군이 주둔해 있고, 리투아니아에는 나토 전투기가 배치돼 있는 만큼 흑해에서마저 철수하면 주변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

또 최근 그루지야에서 군부대 폐쇄에 들어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도 조기 철군할 경우 자존심을 심하게 구기는 일이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흑해함대의 조기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 측의 거센 요구 탓에 대안을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 내에서는 흑해함대의 함선이 워낙 낙후한 데다 마땅히 기지를 옮길 만한 곳도 없어 해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두 정상은 수주 내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이달 중 이 문제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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