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의원은 11일 외교부 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재외공관장 비서가 대부분 외국인인 사실이 확인됐다"며 기밀 유출 등 보안 문제에 대한 대책을 따져 물었다. 97개 재외 공관 가운데 공관장의 비서를 한국인으로 채용한 곳은 일본, 중국, 미국, 유엔 대표부 등 4곳 뿐이고 나머지 93곳은 현지인 등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 홍 의원이 집계한 결과다.
홍 의원은 이어 재외 공관장의 외제 차량 운용 문제도 꺼내 들었다. 홍 의원은 "국산차가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어느 나라에서는 대사는 벤츠를 타고 있었고 어느 나라 공관에서는 대사가 볼보를 타고 다니더라"고 소개한 뒤 "이래 가지고 외교관이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혀를 찼다.
홍 의원은 또 "또 다른 나라에 가보니 대사관에서 500억원 짜리 대사관저를 지어달라고 하더라"며 "오지에 파견돼 불편한 주거 생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들도 많은데 너무한 것 아니냐"고 반 장관을 추궁했다.
홍 장관의 다음 '족집게'는 국회의원들의 해외 공관 시찰 관행으로 향했다. "국회의원들이 해외 국감 가면 시찰 장소가 박물관이나 고궁, 미술관으로 판에 박혀 있다"며 "이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물관이나 고궁은 과거에 지나지 않다. 미래를 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며 러시아 경우 우주항공 견학을 예로 들었다. "크렘린에 갔는데 왕이 무슨 왕관을 쓰고 여제가 무슨 치마를 입었다는 안내를 들었는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홍 의원은 퉁명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쏟아지는 지적 사항에 대해 반기문 장관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의원은 지난 25일부터 12일간 러시아 등 4개 나라 공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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