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총이 아니라 천연가스로 세계의 반을 지배한다?
러시아가 총이 아니라 천연가스로 세계의 반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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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1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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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시절 사회주의 이념과 군사력으로 세계의 절반을 지배했던 러시아가 최근 에너지를 무기로 강대국 지위 회복에 나섰다. 각국의 에너지 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제사회에서 에너지 대국 러시아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지난해 ‘오렌지 혁명’으로 친서방 정권을 수립한 후 탈(脫)러시아 노선을 걸어온 우크라이나는 자국에 투자한 러시아 기업들의 권리를 빼앗으려다 최근 원래대로 두기로 했다. 천연가스 때문이다. 러시아로부터 싼값에 가스를 공급받던 우크라이나는 “가스 공급 가격을 국제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러시아의 통고에 굴복한 것.

과거사를 놓고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폴란드도 러시아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러시아가 폴란드를 지나지 않는 발트 해로 새 가스관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뒤부터다.

반면 카스피해 송유관 덕분에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난 그루지야는 러시아에 당당한 태도를 보여 대조적이다. 동유럽뿐 아니라 서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 국가도 3분의 1을 넘는다. 독일과 프랑스가 이라크전쟁 등 국제 현안에서 미국에 맞서 러시아와 공조했던 배경에도 ‘에너지로 맺은 관계’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대(對)러 에너지 의존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중국 일본 한국 인도도 러시아의 에너지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영국 런던을 방문해 “에너지 때문에 유럽이 러시아에 종속되고 있다는 루머는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했을 때도 “러시아는 결코 에너지를 전략 무기 카드로 쓰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역설적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영향력을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크렘린은 에너지 분야의 국가 독점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나치게 에너지에 의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17일 발표된 유엔의 ‘2015년을 향한 러시아의 발전 목표와 정책 우선순위’ 보고서는 “러시아는 장기적인 국가 발전을 위해선 천연자원보다 인적자원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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