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기 로봇 애니 '건담'의 타일럿 복장으로 벤처기업가가 우주로 간다
일본 인기 로봇 애니 '건담'의 타일럿 복장으로 벤처기업가가 우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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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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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벤처기업가 에노모토 다이스케(34)가 210억원의 비용을 치르고 우주여행을 떠난다. 그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로봇 애니메이션 ‘건담’의 파일럿 복장으로 우주를 누비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러시아 우주국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을 여행할 4번째 ‘우주여행객’으로 일본인 에노모토 다이스케가 선발됐다고 발표했다.

벤처기업가인 에노모토는 이미 신체검사를 통과한 상태이며, 곧 우주 적응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에노모토는 내년 가을께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 TMA-9’를 타고 우주여행을 떠난다. 지구 궤도에 오른 후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일주일 간 머무르며 우주를 체험하게 된다.

에노모토는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우주비행사가 아니라 ‘여행객’ 자격으로 우주선을 탄다. 러시아 우주국과 미국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사가 합작한 ‘우주여행 상품’의 일환이며, 에노모토는 4번째 우주여행객이 된다. 에노모토에 앞서 지난 9월에는 미국인 백만장자 그레고리 올슨이 ‘소유스 TMA-7’호를 타고 우주여행을 체험한 바 있다.

에노모토 우주여행 목표는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의 실현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우주로 나가면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우주로 가서 ‘기동전사 건담’의 샤아 아즈나블의 코스프레(만화·영화 주인공의 복장을 입는 것)를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건담’ 프라모델도 조립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에노모토는 현재 러시아 우주국에 자신의 복장과 프라모델을 제출하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기동전사 건담’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일본의 대표적인 로봇 애니메이션이다. 79년 첫 방송된 이래 사실적인 로봇 디자인과 개성있는 등장인물, 무게감 있는 드라마로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에노모토 역시 열광적인 ‘건담’의 ‘오타쿠’(애니메이션 등을 좋아하는 마니아)를 자처하고 있다.

에노모토가 이번 우주여행을 위해 치른 돈은 실비와 훈련비용을 합쳐 모두 23억엔(약 210억원). 만만치 않은 액수지만 에노모토는 벤처기업가답게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보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며 태연하기만 하다.

최근 공격적 경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호리에 다카후미 사장의 인터넷 기업 ‘라이브 도어’의 전 대표가 바로 에노모토다. 호리에 사장에게 회사를 매각한 후 받은 라이브 도어 주식 60억엔(약 600억원)을 아낌없이 우주여행에 투자했다.

이에 대해 애니메이션 전문지 ‘뉴타입’의 김익환 기자는 “‘기동전사 건담’은 일본인에게 우주의 꿈을 키워준 대표적 애니메이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에 ‘오타쿠’는 부정적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모든 인생을 거는 에노모토의 모습이 바로 진정한 ‘오타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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