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프롬의 주인이 곧 러시아의 주인
가스프롬의 주인이 곧 러시아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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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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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도 재밋는 기사다. 푸틴이 퇴임후 가스프롬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판에 가스프롬의 팽창과 영향력은 갈수록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국가권력과 일반 기업의 힘은 비교가 힘들다. 우리나라는 삼성공화국이라지만 청와대와 비교가 되는가? 우리보다 정치권력이 더 센 크렘린은 우죽하랴? 그래도 이런 기사는 계속 나올 것이다. 일단 눈길을 끌고, 푸틴의 앞날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에..

동아일보 김기현 특파원의 글을 펀 것

‘가스프롬(러시아 국영 가스공사)의 주인이 곧 러시아의 주인이다.’

세계 최대의 가스회사로 최근 크렘린의 에너지 국가독점화 정책에 힘입어 공룡처럼 몸집을 부풀리고 있는 가스프롬이 주목받고 있다.

2008년 임기가 끝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가스프롬을 기반으로 퇴임 후를 대비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크렘린 측은 푸틴 대통령이 일단 집권 연장을 시도해 보다가 여의치 않으면 가스프롬만 장악해도 퇴임 후 영향력을 유지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

미국 일간 LA타임스와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가스프롬 제국’의 막강한 영향력을 조명했다.

푸틴 측근의 왕국=알렉산드르 메드베데프 가스프롬 부사장은 최근 중국과 미국을 방문해 “남북한을 연결하는 가스관을 건설해 러시아 가스를 한반도에 공급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힘이 절대적인 러시아 상황에서 기업인이 해외에 나가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로 구성된 가스프롬의 경영진은 거침없이 발언을 하고 있다. 가스프롬 이사회 의장은 크렘린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행정실장이 직접 맡고 있다. 알렉세이 밀레르 사장 역시 푸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밀레르 사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바 있다.

가스프롬의 힘은 러시아 밖에서도 막강하다. 유럽연합(EU)이 사용하는 가스의 44%를 가스프롬이 공급하고 있다. 또 26억 달러의 해외 투자로 20여 개의 외국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으로 연결될 가스관 사업의 향방도 가스프롬이 결정한다. 북한의 유전 탐사에도 관여하고 있고 한국가스공사의 민영화에 관심을 보이며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국가 속의 국가=옛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가 ‘국가 속의 국가’로 불렸던 것처럼 가스프롬도 러시아 내의 또 다른 제국이다. 370억 달러의 자산에 직원이 30만 명인 가스프롬은 전 세계 가스 생산의 20%, 매장량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사상 최대의 인수합병(M&A)으로 시브네프티를 인수했고 내년 중반까지 국영석유공사(로스네프티)와의 합병을 마치면 세계적인 메이저 에너지 회사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석유 전기에 이어 금융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가스프롬은 언론까지 장악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전통이 있는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 3대 전국 방송 중 하나인 NTV가 가스프롬의 소유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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