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서울대 여교수 올가 페도렌코, SNS에 한국 남성의 치부를 공개하다
러시아 출신 서울대 여교수 올가 페도렌코, SNS에 한국 남성의 치부를 공개하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6.11.25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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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서 근무하는 러시아 출신 인류학 여성 교수가 23일 페이스북 등 SNS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 한국에 와 한국 생활 1년을 갓 넘긴 그녀는 러시아식 여성 존중 사고방식으로 볼때 한국의 상황이 참담했을 것으로 짐작가능하다. 올가 페도렌코(39) 교수는 지난해 9월(작년 2학기)부터 서양인 인류학자로는 처음으로 한국 학생들 앞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우선 사건 개요부터 보자. 페도렌코 교수는 23일 '나를 괴롭힌 서울대 학생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을 올렸다. 영어로 된 이 서신에 따르면 페도렌코 교수는 지난 11월 5일 오후 9시께 서울대 캠퍼스 내 호암교수회관 인근을 지나던 중, 한 남학생이 다가와 'coincidence'라는 영어단어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교내라고는 하지만 밤 9시에 지나가는 여성, 아무래도 그녀가 교수인지 여부는 몰랐을 테니깐, 에게 접근한 건 페도렌코 교수가 위협을 느꼇을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 아무 외국인에게나 다가가서 무작위로 그런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되는 것이고 그건 이상한(weird) 일'이라고, 그러자 남학생은 소리를 지르고 한국어로 욕을 퍼부으며 몸짓도 공격적으로 변했다. 그녀는 당시 상황에 대해 "괴롭힘을 당했다고 느꼈고 대단히 위험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녀는 주변에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변에서는 당연히 CCTV가 있을 테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녀가 올린 글에 따르면 그녀는 "경찰에 연락하지는 않았다. 학생들과 동료 교수들이 몇몇은 경찰에 연락하라고 권했지만 대신 학생에게 공개서신을 쓰고 이 일을 공론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사건을 성차별, 외국인 괴롭힘, 그리고 그릇된 인종적 편견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다"며 "사실 학생이 내게 한 행동들이 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인지를 교육하는 것은 서울대학교의 교수로서 내가 가진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는 학생의 행동이 성차별적이라고 생각한다. 밤 9시에 외진 곳에서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요구하면서 낯선 백인 남성에게 접근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당신은 나를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백인 여성이라는 정형에 끼워맞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여성의 평등과 관련된 사안이고 인권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이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서울대학교가 진정 세계적이고 다양성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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