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검은 돈' 놓고 당국과 유력은행간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러시아 '검은 돈' 놓고 당국과 유력은행간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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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3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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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돈들이여 돌아오라. 과거를 묻지 않으마.”

러시아 금융 당국이 스위스 등 해외에 분산·예치 중인 은닉 자산을 다시 끌어오고 지하자금을 양성화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재무성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는 자산에 대해 면세해 주는 법안의 입법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상속 관련 비과세 특례 법안이 이미 마련돼 시행에 들어갔다.

재무성 관계자는 “불법 해외 도피 자산이라도 고국에 다시 돌아올 경우 벌금과 기타 세금 추징을 면제하고 양성화시켜 주겠다”고 말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고압적이기로 악명높은 세무 당국 역시 법 집행의 강도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러시아내 백만장자는 지난해 말 현재 8만명선으로 전년보다 8.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산유국으로서 고유가에 따른 수익이 증대됐고 여기에 시장경제로의 본격적인 진입이 영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백만장자가 30만∼4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전문관리회사 알파 캐피털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사적으로 운영되는 기금관리회사들이 굴리는 자산은 대략 35억달러(35조원). 국영은행 등 제도권 금융보다 비밀이 유지되는 해외 은행이나 국내의 기금관리회사에 돈을 맡기는 부호들이 급증하는 탓에 이들 기금관리회사들이 번창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유럽의 유력은행들이다. 지금까지 포착되는 것을 두려워한 러시아 재벌들이 숨겨놓은 돈이 빠져나갈 위기에 처한 것. 그동안 독점적으로 ‘러시아 특수’를 누렸던 세계 굴지의 투자운용회사들로서는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바야흐로 러시아 당국과 유럽의 유력은행간에 '검은 돈' 전쟁이 벌어질 판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둔 UBS측은 모스크바 등에 지점 개설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제네바, 런던, 싱가포르 등 해외 지점을 이용, 러시아 갑부들의 돈을 유치했으나 당국의 적극적인 자산 유치전략에 자극받아 러시아에 지점을 개설,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러시아 시장은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잠재 가능성이 크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VP 은행, 호프만 은행 등도 지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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