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개입 해킹'의 배후로 지목된 러 군정보기관 GRU
'미 대선 개입 해킹'의 배후로 지목된 러 군정보기관 GRU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1.01 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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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대선개입 해킹' 주범으로 지목한 러시아 정보기관은 두 곳이다. 해킹단체 '팬시 베어' 등의 배후로 의심되는 러시아군 총정보국(GRU)과 구 소련의 정보기관 KGB의 후신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다. 이 기관 소속 정보원들은 러시아 외교관으로 활동(백색요원)해 왔고, 대부분 오바마 미 행정부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 대상이 됐다. 

러시아혁명 직후인 1918년 발족한 GRU는 러시아군 총참모국 산하 4국으로 불리면서 주로 군사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을 수행했다. 우리의 기무사령부와 정보사령부 기능을 합친 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의 군 정보기관이 중앙정보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었듯이, GRU 역시 블라디미르 레닌, 레온 트로츠키 등 혁명 지도자들의 보호 덕분에 구소련의 비밀경찰(NKVD, KGB)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었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GRU는 해외공작에도 힘을 기울여 발트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합병이나 쿠바 혁명 정부 수립 등에서 일정한 비밀공작을 성공리에 수행했다. 

GRU의 진면목이 외부에 알려지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언론사 특파원 신분으로 위장한 채 일본에서 암약한 '스탈린의 스파이' 리하르트 조르게가 GRU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조르게는 일본이 소련 침공 대신 자원 확보를 위해 동남아로 진출한다는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한 덕택에, 소련은 일본의 침략에 대비해 주둔시킨 60만 명의 극동군을 유럽 전선으로 이동시켜 2차 대전 전세를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서 냉전 시기에도 GRU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적대국에서 군사 관련 정보 수집에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1991년 구소련의 붕괴로 KGB가 해외 정보 수집을 위한 대외정보총국(SVR)과 국내 정보 수집을 위한 연방보안국(FSB)으로 분리됐지만, GRU는 살아남았다. 오히려 푸틴 대통령 체제 하에서 체첸사태나 우크라이나 내전, 시리아 군사작전 등 분쟁지역에서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2만5천여 명 규모의 최정예 특수부대(스페츠나츠)를 육군과 해군에 분산시켜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2·16 스페츠나츠 여단(서부 군관구), 제45 근위 스페츠나츠 연대(공수군단), 제42 해군 정찰 스페츠나츠(태평양함대) 등이 대표적인 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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