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러시아 전함 '팔라다'가 본 조선은? '전함 팔라다'1,2권 번역 출간
구한말 러시아 전함 '팔라다'가 본 조선은? '전함 팔라다'1,2권 번역 출간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2.25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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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막래 계명대 러시아어과 교수가 19세기 러시아 전함 '팔라다'를 타고 세계를 돈 여행기라고 할 수 있는 '전함 팔라다'(이반 콘차로프 지음, 정막래 옮김, 살림출판사, 1007쪽, 3만6천원) 1,2권을 번역해 내놓았다.

이 책을 쓴 이반 곤차로프(1812~1891)는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러시아 작가로, '전함 팔라다'를 타고 일본을 거쳐 조선의 동해안에 도착, 조선시대의 우리 모습을 일부 묘사했다. 이 부분은 제2권 제6장 '마닐라에서 시베리아 해안까지'에 수록되어 있다. 

세계 일주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편지로 전하는 형식으로 쓴 이 기행문은 뱃사람의 생활이나 마주치는 새로운 문물과 풍습에 대한 묘사가 특별하다. 또 허례허식에 가까울 만큼 지극히 폐쇄적인 일본의 대외정책 앞에서 분통을 터트리기도 하고, 조선에 대한 인식은 당시 서구 지식 세계에서 흔하던 ‘선량한 야만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일본을 거쳐 동해안에 도착한 곤차로프는 "우리 일행 가운데 몇 명은 즉시 해변으로 출발했네. 나는 해변을 멀리서 바라보았지.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해변으로 가는 것을 서두르지 않았다네. 도처에는 작은 만들의 졸린 듯한 물 위로 조선인들의 오두막이 무리지어 보였네. 단지 초가지붕만이 보이더군. 여기저기에 거니는 주민들이 가끔 눈에 띄었지. 모두 흰 옷이라, 마치 수의를 입은 것 같았네. 마침내 우리는 극동지방의 종족 가운데 이 마지막 민족도 보게 된 걸세.”(제2권 656~657쪽)라고 적었다. 

역자인 정 교수는 한국외국어대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뒤 모스크바국립대 러시아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정교수님 토르플 기초단계', 번역서로는 '고대 러시아 문학사', '희극성과 웃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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