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실리콘 밸리' 스콜코보 혁신도시 중간 평가/ 이미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러시아의 '실리콘 밸리' 스콜코보 혁신도시 중간 평가/ 이미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3.02 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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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서쪽 외곽에 자리한 '스콜코보 혁신단지'. 러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곳이다. 건설 공사가 여전히 진행중이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본 뒤 충격을 받은 메드베데프 대통령(현 총리)이 2010년 러시아의 산업 구조를 첨단기술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설립은 주도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386만㎡ 부지에 3개 대학과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실과 연구소, 대기업 입주 단지 등이 일부 들어섰고,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시설과 각종 교류공간, 골프장 등이 건설중이다. 

소콜코보 혁신도시 건설을 보면 구 소련 시절 우주인 양성을 위해 세운 비밀도시 '스타시티'나, 핵시설을 위한 '비밀 핵도시'를 건설하는 듯하다. 국가적으로 밀어붙이니 속도가 붙을 밖에 없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 등을 추진하고 너무나 개방적이라는 것.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인근의 기존의 과학도시 아카뎀고로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 MIT 공대와 합작 설립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스콜테크' 캠퍼스와 바이오 의료 클러스터에 들어설 병원 등의 공사가 끝나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그린 첨단과학도시의 큰 틀은 완성된다. 스콜코보 준공 시점은 2020년이다. 

스콜코보 혁신단지는 차세대 에너지·정보기술(IT)·바이오 의료·원자력·우주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부터 기술사업화, 창업, 인큐베이팅, 투자, 대기업 협력까지 자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현재까지 1400여 개의 스타트업과 보잉,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IBM, 인텔, 지멘스, 삼성 등의 50여 개 글로벌 기업을 유치했다. 

그 결과, 전시회서 사람들에게 홍보 자료를 제공하는 서비스 로봇을 개발한 '프로모봇'과,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한 '비전랩스'는 함께 인공지능으로 얼굴을 인식하는 로봇 기술을 개발해냈다. 또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는 외골격 로봇을 개발한 '엑소아트레트'는 지난해 임상시험을 거쳐 해외 진출에 성공했고, 무인창고 로봇 시스템을 개발한 '로보CV'는 삼성과 폭스바겐 러시아 공장에 제품을 납품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속 광통신망을 개발한 'T8'과 로봇 수술 시뮬레이터를 만든 '아이도스', 인공위성 개발 업체 '다우리아' 등은 스콜코보 재단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이미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콜코보 혁신도시는 근본적으로 구소련 시절의 뛰어난 원천기술를 산업화하는 데 목적으로 두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졌지만, 연구 개발 인프라는 물론 산업화에 필요한 법률적 지원이 필요한 혁신 기업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완비했다. 1980년대 후반, 구소련에서 이민 온 과학자들을 지원해 오늘날의 벤처강국 기초를 닦은 이스라엘을 '스콜코보'로 옮겨놓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고르 드로즈도프 스콜코보재단 이사회 의장은 현지 취재를 간 한 국내언론에 "스콜코보가 처음 생길 무렵, 러시아에는 아이디어와 의욕이 넘치는 유능한 젊은이들이 많았지만 이들의 재능을 돈으로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없었다"며 "이들에게 필요한 시설들을 한곳에 모아 국가가 중점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드로즈도프 의장은 "매년 6월 스콜코보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빌리지' 행사에 수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모려든다"며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스타트업 빌리지' 행사에는 매년 2000여 개 러시아 스타트업이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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