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만큼이나 낡고 노후한 모스크바 지하철이 신형으로 싹 바뀐다고 한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낡고 노후한 모스크바 지하철이 신형으로 싹 바뀐다고 한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3.05 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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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의 지하철이 달라진다고 한다.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 사람으로서는 내년 모스크바 월드컵을 앞두고 정말 반가운 이야기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오랜 역사를 지녔지만, 낡고 좁고 더럽고 덜컹거려 '옥의 티'였다. 하긴 지하철 역사가 오랜 나라일수록 쾌적성이나 편의성은 그만큼 떨어지기 마련이다. 미국 뉴욕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모스크바 지하철의 혁신은 기존 객차보다 기능이 월등히 향상된 최신 열차가 배치되면서 시작된다. 서울에서 지하철과 버스 노선 요금을 연계하고, 중앙 버스차선을 도입한 이명박 서울시장의 서울시 대중교통체제 변화에 버금가는 모스크바 지하철 혁신이 은근히 기대된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무려 82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931년 11월 7일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건설되기 시작해 1935년 5월 15일 개통됐다. 모스크바 통계에 따르면 모스크바 지하철은 하루 평균 9백만 명의 승객을 실어날라 시 대중교통 운송의 56%를 담당한다. 거의 모든 모스크바 시민들이 평균 하루 한번씩은 지하철을 탄다고 보면 될 정도다. 그만큼 지하철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이 서울에 와 지하철의 편리함에 놀라듯이, 우리도 모스크바에 가면 그 지하철의 유용성에 놀란다. 실제로 지하철 배차 간격은 평균 90초. 승강장에서 1분 정도 기다리면 바로 다음 열차가 들어온다. 네트워크도 서울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도심에서 외곽으로 방사형으로 뻗어 있는데, 13개 라인에 총 길이 340km. 203개 역이 있다. 5,314대 객차가 있고 하루 평균 3,656대 객차가 운용된다. 그렇다면 세계 최고급 아닌가? 문제는 이미 지적했더니, 객차가 노후하고, 시끄럽고, 덜컹거리고, 좌석이 불편하고..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현대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제 새로 ‘모스크바(765 시리즈)’로 명명된 객차가 도입되면 더 조용하고 쾌척하고 편안한 지하철 이용이 가능해진다. 새 열차의 크기는 기존 열차보다 15% 가량 더 커다. 출입문이 1.4m나 넓어졌고, 승강장에 발 빠짐 경고음과 라이트가 부착돼 있다. 좌석은 세탁이 편리한 재질로 이뤄져 있고, 내마모성도 향상됐다. 객차는 단열재로 보강돼 있고, 공기정화, 살균 장치가 장착됐다. 내부 조명은 기존보다 50% 저렴한 LED 조명으로 바꿨고 비디오 감시 장치가 설치돼, 상황실에서 모니터할 수 있게 됐다. 서울 지하철에 못지 않는 현대식이라는 이야기다.

서울 지하철 처럼 열차와 열차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 점도 큰 변화이다. 객차간 이동이 중요한 이유는, 비상상황에서 승객들이 즉각 다른 칸으로 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열차 안에는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박스가 설치됐다. 승객이 직접 터치로 활용가능한 디지털 노선도도 장착된다. 서울 지하철에서도 볼 수 없는 편의시설이다. 

신형 '모스크바'호는 3월부터 가장 붐비는 구간인 타간스코~크라스노프레스넨스카야 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다. 오는 2020년까지 768대가 인도될 예정이며, 2020년까지 모스크바 지하철 차량의 56%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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