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이후 문화예술 축제로 관광지 면모를 바꾼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문화예술 축제로 관광지 면모를 바꾼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3.06 0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0회 소치 겨울 예술축전’의 폐막 갈라 콘서트/소치 겨울 예술축제



올해 10주년을 맞은 러시아 '소치 겨울 예술 축전'이 지난 2월 말(26일) '갈라콘서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달 15일부터 열이틀간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였던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는 클래식 공연과 발레, 재즈, 연극, 오페라, 록 등 다채로운 무대가 번갈아 펼쳐졌다. 

3년 전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일부 네티즌들을 제외하고 이름조차 몰랐던 소치가 어엿한 '문화 예술의 도시'로 새롭게 태어난 모습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각종 스포츠 문화 예술 시설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 모범 답안을 보여주듯 소치 겨울 예술 축전는 전세계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외신에 따르면 소치가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기 전부터, 문화 예술 축제의 청사진을 펼친 덕에 벌써 10주년을 맞은 소치 겨울 예술축제는 그 어느 해보다 빛난 '별들의 잔치'였다. 그 중심엔 2007년 첫 회부터 예술감독으로 축제를 키워온 러시아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64)가 있었다.

그는 이번에도 클래식과 뮤지컬, 록, 오페라 등 다양한 무대에 올라 비올라 연주와 지휘를 선보였다. 푸틴 대통령이 개막 첫날 소치 겨울극장 객석에 앉아 관람한 음악극 '돈 리브 유어 플래닛'에선 1940년대 비행기 조종사처럼 분장한 채 오케스트라 반주에 섞였고,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에선 흰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인물의 일부가 되어 비올라를 켰다. 음악극 '돈 리브 유어 플래닛'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각색한 것으로 소치 음악축제의 특징을 보여준 대표작이다. 

축제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스타들이 총 출동한 갈라 콘서트. 이스라엘 출신의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39), 1989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46), 1998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러시아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42)가 한꺼번에 출연한 대단원의 막이었다. 피아니스트 마추예프는 오는 12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내한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설 예정이다. 

평창 올림픽 이후를 내다보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소치는 러시아 남서쪽, 인구 34만명의 작은 도시다. 뒤로는 카프카스 산맥, 앞으로는 흑해와 면해 구소련 시절부터 공산당 서기장의 여름 휴양지로 유명했다. 하지만 겨울이면 스키어들만이 찾는 한적한 시골이었다. 

이 시골 분위기를 바꾼 것이 2007년 2월 소치 겨울 예술축제다. 처음부터 올림픽을 겨냥한 축제는 아니었다. 소치가 개최지로 뽑히기 전부터 소치는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에게 매년 음악회를 열어달라고 청했고, 회를 거듭할수록 관람객이 늘어났다. 소치가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고, 올림픽 준비가 진행되면서 시베리아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음악 팬들이 소치 관광겸 달려왔고,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영국과 벨기에, 스위스, 일본에서도 축제를 보러 왔다.

아나톨리 파코모프 소치 시장은 10주년을 맞아 "겨울이면 동면에 들던 도시를 축제가 되살렸다"며 바슈메트에게 감사를 표했다. 올해엔 겨울극장뿐 아니라 올림픽 때 알파인 스키 경기와 패럴림픽을 치렀던 로자 쿠토르 리조트에서 공연을 3회 더 열었다. 그 결과 올림픽이 끝난 지 3년이 지났지만 관객은 매년 20~25% 증가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