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히든 피겨스' 중에는 러시아 바우만공대 출신의 임석희 연구원
한국의 '히든 피겨스' 중에는 러시아 바우만공대 출신의 임석희 연구원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4.12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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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흑인 여성 과학자 3명을 다룬 영화 '히든 피겨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을 때,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우주항공 개발 핵심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미국 박사 틈새에서 고군분투하는 러시아 유학파, 또는 한국의 여성 과학자들은 어떻게 자리를 잡고 있을까? 라고.

공교롭게도 모 신문이 이에 대한 기사를 올렸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우연에는 임석희(43) 연구원 등 여성 과학자 3명을 '한국의 히든 피겨스'로 연구원 블로그에 소개됐다. 항우연에는 현재 전체 연구원 795명 중 63명(8%)이 여성 연구원이다. 여성 과학자의 대표격인 임석희 연구원은 러시아 바우만공대 로켓엔진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여성이면서 러시아 유학파다. 

항우연에 러시아가 유학파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 러시아와 우리 우주선 나로호 발사했고, 앞으로도 러시아측과 협력할 게 많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초에 러시아의 3대 우주항공 분야 대학, 즉 바우만 공대, 모스크바물리연구원, 모스크바 항공대학에는 유학생이 많지 않았다. 이때 유학한 유학파들은 대개 항우연이나 그  주변에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하려고 했는데 탈락했어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우주 선진국 러시아로 유학을 간 게 전화위복이 됐습니다"고 돌아봤다. 그녀가 러시아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항우연에 자리를 잡았을 때 여성 연구원은 모두 5명뿐이었다. 그래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남자 연구원들보다 두세배 더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그녀는 2009년 한국 최초 우주로켓 나로호의 1차 발사 실패 직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전체 연구원들 앞에서 정동묵 시인의 '꼭 가야 하는 길'이란 시를 낭송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막혀도 막혀도 그래도 나는 간다. 혼이 되어 세월이 되어"라고 시를 읽어 내려가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또 한명의 히든 피겨스인 박민주 연구원은 "대학에서 우주 관련 전공을 공부하는 여학생이 절대적으로 적다"며 "중·고교에서 여성들도 우주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고 격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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