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올리가르히, 이혼합의금으로 무려 6천5백억원을 줘야 할판/영국
러시아 출신 올리가르히, 이혼합의금으로 무려 6천5백억원을 줘야 할판/영국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5.1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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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의 올리가르히가 아내와 이혼하려면 이혼 합의금으로 무려 4억5천300만파운드(약 6천567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11일 영국법원에서 내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카프카스 출신의 석유 가스 부문 올리가리히를 상대로 아내가 낸 이혼 소송에서 영국 담당 법원은 부부의 자산 중 41.5%를 아내에게 주라고 판결했다. 이 금액은 이혼 소송시 아내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는 영국 법원의 역사상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이혼 합의금으로 보인다. 2011년에는 또 다른 러시아 출신 올리가르히 1세대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아내 갈리나 베샤로바에게 1억6천500만∼2억2천만파운드(약 2천398억∼3천198억원)를 주라는 법원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러시아 출신 올리가르히와 그의 아내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내(41)는 동유럽 출신으로 1989년 모스크바 유학 중 카프카스가 고향인 남편(61)을 만나 결혼한 뒤 영국으로 건너왔다고 한다. 그녀는 두 아들을 돌보며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으며, 2000년 영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짐작컨데, 남편은 푸틴 대통령의 집권 초기에 러시아 당국의 '올리가르히 군기 잡기'를 피해 영국으로 망명한 올리가르히 1세대로 보인다.

남편은 약 5년 전 러시아 석유 가스 업체의 지분을 약 13억달러(1조4천618억원)에 처분했으며, 아들들을 위해 런던 개발지구에 각각 2천900만파운드(약 420억원), 700만파운드(약 101억원) 상당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혼 합의 소송에서 아내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 기간 형성한 자산이 10억파운드(약 1조4천491억원)를 넘는다고 주장하고, 남편은 아내가 가족 자산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게 없다고 맞섰으나 법원은 남편과 아내가 "공평하게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남편은 판결이 나기 얼마 전 더이상 법적 다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같은 판결은 재정적으로 취약한 배우자를 배려하는 영국 법원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내 측 변호사는 "생활비를 버는 남편과 가정을 꾸려나가는 아내의 결혼 생활 기여도가 동등하다는 영국 법원의 근본 원칙에서 나온 것"이라며 환영했다. 

앞서 영국에서는 2014년 말 헤지펀드 설립자인 크리스 혼 경이 3억3천만파운드(약 4천792억원) 상당의 이혼 합의금을 미국 출신 아내 제이미 쿠퍼-혼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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