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슈킨연극대학 학위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학위 스캔들이 터졌다, 왜?
러시아 슈킨연극대학 학위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학위 스캔들이 터졌다, 왜?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6.0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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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슈킨연극대학이 한국의 일부 대학 평생교육원 출신을 편입생으로 받아들인 뒤 속성으로 석사 학위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MBC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슈킨대학과 업무 협정을 맺은 모 대학 평생교육원 출신들은 러시아로 유학을 가 슈킨대학서 2년간 한국어로 수업한 뒤 학사 학위를, 1년을 더 수업한 뒤에 석사학위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슈킨연극대학은 정상적으로 5년 과정을 거칠 경우, 칸지다트(석사 학위)를 준다. 다만 학제가 바뀌면서 학사 4년, 석사 2년 총 6년으로 바뀌었다.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슈킨연극대학은 전교생이 200~300명에 불과해 매년 졸업생 명단을 공개한다. MBC취재에 따르면 졸업생 명단에는 국내 사립대학 연극영화과 교수 등 40여 명의 한국인 이름이 올라있다. 다만 학위 프로그램에는 한국스튜디오란 명칭이 표기돼 있다. 이는 한국학생들만을 모은 특별학급 출신이라는 뜻이다. 

키릴 슈킨대 강사는 인터뷰에서 "한국스튜디오는 한국인들만 모아서 수업을 했고, 한국어 전문 통역사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국인들이 한국스튜디오 과정을 단기간에 마칠 수 있었던 건 국내 모 대학의 평생교육원 연극학 과정 학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타치아나 빅토로브나  슈킨대 교무처장은 "(한국 학생들은) 모두 필요한 학위를 가져왔는데, 그 학위들의 진위 여부는 우리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평생교육원 연극학 과정은 학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알고 보면 간단하다. 지난 1998년 한 일간지에 광고가 실렸다. 나 모씨가 러시아 슈킨대 교수진과 함께 대학 부설 연기학교를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나씨는 25년 전 국내에 '러시아 유학 1호 연극인'으로 소개된 인물이다.

그는 2년 뒤인 2001년에는 다른 대학의 평생교육원 연극학 과정으로 옮겨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학생들을 슈킨대로 편입시켰다. 두 학교가 '특별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 협약에 따라 한국에서 학점 인정도 되지 않는 평생교육원 경력을 슈킨 대학에서는 일단 인정한 뒤, 한국어 수업을 일정기간 받은 학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한 것이다. 

과거 모 대학 음악교수에게 비정상적으로 학위를 줘 된 러시아 극동 연해주 모 대학과 달리, 슈킨대학은 러시아에서 쉐프킨연극대학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연기전문대학이다. 이런 스캔들이 나온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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