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극동투자설명회서 나온 제안/한-러 물류센터, 의료센터 인프라 공동구축
러시아극동투자설명회서 나온 제안/한-러 물류센터, 의료센터 인프라 공동구축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06.26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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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아직까지 국내 중소기업이 진출하기 힘든 비즈니스 환경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양국 당국간 협력을 통해 물류센터나 의료센터, 농식품가공단지 등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제안이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러시아극동 투자 설명회'에서 나왔다.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박종호 대표는 이날 2015년 기준 러시아 소매시장 규모는 4000억달러(약 455조2000억원), B2B, B2G 등 전자조달시장은 7000억달러( 796조6000억원)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이나 국내 중소기업이 진출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환경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여년간의 교역 품목을 보면 자동차등 대기업 중심 제품으로 매우 편중돼 있다. 박 대표는 “2005년 한국의 러시아 수출품목중 승용차가 전체의 25%로 가장 높았는데 2015년에도 비슷하고, 수출 상위 10개 품목을 보면 변화가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수출품목은 자동차 및 부품이 전체 수출의 50% 가까이를 차지하며 수입품목으로는 광물, 원자재 제품이 90%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구조를 바꾸려면 한-러시아 당국의 적극적인 인프라 구축의지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주장이다.

기본적인 지정학적 환경은 구축되어 있다. 한국에 대한 러시아의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특히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로 양측간 교역이 정체된 상태다. 러시아가 유럽산 장비나 부품, 기계 구입 대체지로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러시아와 영토분쟁을 겪었거나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그런 경험이 없다. 러시아의 투자유치 의지도 강하다. 박 대표는 대표적인 사례로 러시아가 극동지역개발 전담부서를 설치한 것을 들었다.

하지만 대기업외에 국내 중소기업이 러시아에 진출하려면 기본 인프라가 필요하다.  ‘팔도’는 2010년 현지공장을 늘렸고, ‘CJ제일제당’은 최근 러시아 냉동식품업체를 300억원에 인수해 사업규모를 키웠지만, 모두 대기업군에 속한다. 한·러 합작으로 홈쇼핑을 만들었더니, 한국에서 러시아 소비자에게까지 물건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성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극동지역에 한국전용 물류센터를 설치하고, 물건을 저장해놓으면 손쉽게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전달이 가능하다. 이런 류의 인프라는 대기업군이 아니면 민간기업으로는 구축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그래서 물류센터외에 농수산물 수출을 위한 농식품 가공단지나 의료서비스 수출을 위한 의료센터, 러시아 우수 IT인재를 국내 중소제조업체와 이어줄 연구센터 등의 인프라를 정부간 협력을 통해 구축해야 한다고 박 대표는 제안했다. 

누구나 다 공감하고 아는 일이다. 하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아직은 러시아 리스크 때문이다. 자칫 러시아 자원개발에 나섰다가 실패한 뒤 그 책임을 법정에서 묻는 일이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누가 그걸 하기 위해 나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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