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부는 '가상통화' 바람, 비트코인은 아니다/ 국가 통제하에 발행
러시아에 부는 '가상통화' 바람, 비트코인은 아니다/ 국가 통제하에 발행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10.17 0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관심이 높은 만큼 향후 확산 가능에 주목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가상통화에 대한 개별 국가의 정책이 서로 달라 단시간에 어떤 결론을 도출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치 개발 가능성을 보고 땅에 투자하듯이, 그렇게 해야 할 듯하다.

달러나 유로화처럼 세계적 기축통화를 갖고 있지 못한 러시아는 혹시 기축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 가상통화 가능성을 보고 가상화폐 검토에 들어간 듯한 모양새다. 외신에는 가상통화에 대한 러시아측의 긍정적인 신호가 자주 언급된다. 그렇다고 개인이 발굴할 수있는 기존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화폐에 대한 긍정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발행하는 가상통화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비공개 각료 회의에서 국가 공인 가상통화인 '크립토루블(CryptoRuble)'에 대한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전해졌다. 국가 공인 '크립토루블'은 개인이 채굴할 수 없고 "오직 국가에 의해서만 발행되고 통제∙유지될 것"이라고 한다. 결국은 러시아 루블화의 가상화폐인 셈이다. 

실제로 크립토루블은 일반 통화인 루블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지만, 만약 크립토루블의 출처를 입증할 수 없는 경우에는 13%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는 블록체인 구조를 사용해 통화 흐름을 추적하고 부정한 거래나 돈세탁 등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통제하기 위한 조치다.

비록 국가 공인이라고는 하지만,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 기술을 수용하는 것이란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미국 IT매체들은 전한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가상 통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일반 시민에게까지 너무 널리 확대되어 있다는 사실에 손실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부터 러시아 정부 내에서 은밀히 가상통화를 도입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는 추측이 난무했다. 이 추측은 지난 9월 초 브릭스(BRICS) 5개국 정상회담에 배석한 키릴 드리트리예프 러시아투자기금 사장이 "우리가 금융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또 하나의 주제는 암호화된 화폐"라고 공개하면서 구체화했다. 

러시아가 가상 통화 도입을 결정한 것은 유라시아 경제연합에 가입한 이웃 국가들이 조만간 가상화폐를 발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선을 잡기 위해서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유라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가상통화를 루블과 연계되는 크립토루블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