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의 천국'으로 알려졌던 러시아에도 금연바람이 의외로 거세다
'흡연자의 천국'으로 알려졌던 러시아에도 금연바람이 의외로 거세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10.18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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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흡연자의 천국'으로 알려졌던 러시아에서도 금연바람이 거세다. 국가 차원의 금연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스르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의 금연정책은 2014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는 '담배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식당은 물론 비행기와 기차, 버스, 대형 슈퍼 등 다중 공공시설을 금연장소로 규정했다. 또 담배 판매대를 도로의 '키오스크'로 대폭 제한하고 담배세도 인상했다.

지난 8월에는 아파트 출입구 10미터 안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새 금연법안도 국가두마(하원)에 제출됐다. 집안에서 담배를 피지 못하는 사람들이 집밖으로 나와 아파트 현관에서 담배를 피는 관행을 막자는 뜻으로 보인다. 유명인사들도 이 법안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혀 법안 통과에 힘을 얻고 있다. 러시아 요양의사협회장을 지낸 국가두마 의원 겐나디 오비쉔코는 "담배는 연기가 인체에 직접적으로 해를 주는 것은 물론, 아이들도 어른들의 담배피는 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금연확대 시행을 지지했다. 

그러나 경제발전부는 이 법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그 많은 아파트 출입구를 누가 어떻게 감시하느냐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들고 나왔다. 아파트는 기존의 공공편의시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법 집행의 현실성은 사라지고,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든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도 러시아 금연 바람을 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014년 담배와의 전쟁이후 전체 흡연자가 약 25% 줄어들고, 13~15세 흡연자의 경우 2004년 25.4%에서 2015년에는 9.3%로 크게 낮아진 수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망자가 연 30만~40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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