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알려주는 새로운 책 두권이 주목을 끈다. 하나는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는 레닌 (Lenin: The Man, the Dictator,and the Master of Terror) /빅토르 세베스티엔 지음/ 판테온 간 이고, 다른 하나는 번역본이다. 올해 러시아어 관련 서적, 특히 러시아 혁명과 관련된 책이 많이 나오는 것은 올해가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 등 러시아 문학은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그림은 낯설다. 러시아 그림은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소곤소곤 러시아 그림 이야기'(김희은 지음/ 써네스트 펴냄)는 러시아를 더 가깝게 다가오도록 만든다.
20년 간 러시아에서 생활한 저자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하는 그림은 곁들인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로 친근하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그림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처음 접하는 것이지만. 러시아 그림을 통해 러시아인 자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영어권에서 오랜만에 새로 나온 책 '레닌'은 100년 전 공산 혁명을 성공시킨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1870~1924)을 미국 TV 정치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주인공 케빈 스페이시로 탈바꿈한다면? 이라는 기자 특유의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영국 더 타임스,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출신 세베스티엔은 파란만장한 레닌의 삶을 스릴러 드라마로 재구성했다.
러시아 문서보관소 등을 뒤져 950만 단어에 이르는 레닌과 그의 혁명 동지들의 일기, 회고록 및 개인 서신에서 확보된 자료를 근거로 썼다. 영어권에서는 20여년 만에 나온 레닌 전기라고 한다.
청년 레닌은 왜소한 체구에 정치적 야망이라곤 없었다. 수백종의 식물을 식별할 할 정도로 자연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형이 정치적 이슈에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정치로 휩쓸려들어갔고, 부인 나데즈다 크루프스카야와 그의 정부이자 동지 이네사 아르만드와 삼각관계 속에서 인간적 고민을 해야 했다. 혁명으로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렸지만, 집권 후 레닌은 ‘로마노프 왕조'와 다를 바 없는 '노동자 독재' 체제를 만들었는데, 스탈린이 완성한 수용소 굴라그와 비밀경찰 시스템도 짧은 7년간의 통치기간에 레닌이 시작한 일이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복잡한 문제에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라” “뻔뻔하게 거짓말하다” “정치엔 오직 한 가지 진실 만이 있다. 적에 이로운 것이 내게 해롭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등 요즘도 통할 수 있는 말들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