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소장 프랑스 미술품을 서울서 직접 만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소장 프랑스 미술품을 서울서 직접 만난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7.12.22 0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소장된 17세기 프랑스 미술품들을 서울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회화·조각·소묘 등 89점의 미술품이 내년 4월15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예르미타시 박물관전,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특별전에 왔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곳. 프랑스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랑스 미술품을 보유한 곳이라고 한다. 마치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직접 가 보듯이 총 4부에 걸쳐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프랑스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형식적으로도 고전주의, 로코코시대, 낭만주의, 인상주의까지 서양미술사의 큰 물줄기를 따라갈 수 있다. 

전시의 첫머리인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은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등 프랑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으로 프랑스 미술이 유럽의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한 17세기의 프랑스 미술을 소개한다. 니콜라 푸생의 ‘십자가에서 내림’은 예카테니라 2세가 처음으로 구입한 프랑스 회화로 예수가 십자가 아래로 내려온 뒤, 성모 마리아 등이 그를 부여잡고 통곡하는 모습을 담았다.

2부인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에서는 18세기로 접어들며 남녀간의 사랑과 유희 장면을 즐겨 그렸던 로코코 화가들의 작품과 계몽주의 사상의 확산에 따라 제작된 풍속화를 만날 수 있다. 장바티스트 나티에의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사진)는 잘 생긴 요셉에게 반한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을 유혹하는 장면을 담았다. 이 작품으로 나티에는 왕립회화조각아카데미의 회원이 됐다. 

3부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은 나폴레옹의 통치와 일련의 혁명을 겪으며 프랑스 미술계에 일어난 변화를 소개한다. 신고전주의의 대표적 화가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의 영웅적 초상화를 비롯해 문학, 신화, 동방에서 영감을 얻은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관객을 맞는다. 

전시의 마지막인 ‘인상주의와 그 이후’는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를 조명한다. 클로드 모네, 폴 세잔, 모리스 드니, 앙리 마티스, 앙리 루소 등 인상주의 이후 근대 거장들의 작품은 20세기 미술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프랑스 미술품이 많은 것은 당시 프랑스를 동경하는 러시아의 욕망때문이다. 제정러시아의 기초를 닦았다는 표트르 1세(1672~1725)는 1717년 두달간 파리에 머물며 프랑스의 절대왕정을 러시아에 이식하고 싶어했다. 그는 베르사유 궁전을 두 번 방문했고, 태양왕 루이 14세의 별궁이었던 마를리궁을 좋아했다. 

개혁여제로 불리는 예카테리나 2세(1729~1796)는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어 프랑스 미술품에 대한 욕망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었다. 그녀는 거주하던 ‘겨울 궁전’ 가까이에 별궁을 만들어 수집한 예술품들을 보관했는데, 그게 소장품만 300만 점에 이르는 예르미타주 박물관의 시작이다. 
전시회에선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열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