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유명 TV 리얼리티 쇼 '돔 2' Дом 2 (러시아어 돔은 '집'으로 번역된다, TV프로에서는 '공동주택' 혹은 요즘 말로 '쉐어 하우스' 정도로 번역하면 된다)에 출연했던 모델 출신 방송인 마리아 폴리토바(30세)가 실종된지 사흘만에 모스크바 주 인근의 한 다차에서 시신으로 발견돼 러시아도 유명인 자살 충격속에 휩싸였다.
아이돌 샤이니 종현의 자살 소식에서 보듯이, 발견된 시신 주변에 술병과 항우울제 약병들이 흩어져 있어 그녀 역시, 자신을 억눌렀던 우울증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그녀를 10대에 유명인사로 만든 리얼리티 쇼 '돔2'는 러시아 TV채널 테엔테 (THT)에서 방영되는 장수 TV쇼 프로그램이다. 2003년 11월에 돔 Дом의 방영이 시작됐으나 벌써 14년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집이라는 한 공간에 젊은 남녀 10명가까이 함께 거주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에피소드로 꾸몄다. 젊은 남녀간의 사랑과 애정, 우정 등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배경과 출연자를 새로 바꿔 시리즈2로 시작한 돔-2는 2004년 11월부터 매일 아침 9시에 방송됐으나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장면이 적지 않다고 해서 2009년에는 모스크바 법원으로부터 청소년 방영불가 시간대로 옮기라는 판결을 받았다. 지금은 밤 11시, 혹은 밤12시에 편성되다보니, 본방을 사수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아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내년 대선후보로 나선 유명 여성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차크도 돔-2에 합류해 2012년 6월까지 출연했다.
폴리토바의 죽음은 이 인기 프로그램의 출연자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와 함께 출연했던 인기 방송인들의 인터뷰 내용이 방송으로, 인터넷으로 알려지고 우울증이라는 병과, 타고난 성격과의 상호관계에 대한 분석도 다양하게 이뤄지는 판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그녀가 지난 5일 휴대폰조차 집에 두고 사라져 남편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내면서 시작됐다. 당초에는 폴리토바가 돔-2에 출연한 유명인사인 만큼 혹시 몸값을 노리는 납치극일 가능성도 제기되었으나, 친척의 모스크바 인근 다차에서 눈 속에 덮힌 채로 발견된 것이다. 다차는 여름용이라 이미 폐쇄된 상태였고, 발견된 시신에 외상이 없어 경찰당국은 그녀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은 거의 눈으로 덮혀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한동안 눈에 띄지 않았으나, 집중 수색과정에서 발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