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대변인 페스코프가 #미투를 거의 '창녀급'으로 비교했다고?
푸틴 대통령 대변인 페스코프가 #미투를 거의 '창녀급'으로 비교했다고?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3.31 0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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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가 미국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에 참여한 여배우들을 소위 '창녀'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29일 모스크바에 있는 고등경제대학 Высшая школа экономики(사진)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서 진행하는 토크 쇼 '시각' В точку에 참석해 러시아 여기자들로부터 성추행 비난을 받고 있는 국가두마(하원) 레오니드 슬루츠키 국제문제(외교)위원장 사건과 미국발 미투 운동에 대해 입장을 밝히던 중 '창녀' проститутка 라는 표현을 썼다. 



이 발언은 영국 BBC의 러시아어 방송이 참석 학생으로 부터 입수한 15초 분량의 녹음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현지 언론에 보도된 15초간의 페스코프 발언을 보면, 정작 문제가 된 슬루츠크 위원장 스토리는 거론되지 않는다. 러시아에서 불기 시작한 '미투 바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을 뿐이다. 러시아의 가부장적인 전통을 감안하면, 응당 '그럴만한 발언'이라는 반응도 그래서 나온다.  

이와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의 가부장적 문화를 지적하면서 "러시아에서는 성추행이 '피해가 없는 농담'으로 치부돼 자주 무시된다"며 "성추행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으며 성폭행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에다 미-러시아 정치 외교적 갈등이 여기자들의 이번 성추행 폭로에 대해 의도성이 있다고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이유다.

비슷한 맥락에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슬루츠키 위원장을 비난하는) 여기자들에게는 법으로 보장된 틀 속에서 자신을 지킬 권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 "여기에는 뭔가 추종하는 유행이 있다. 우리는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투의) 난리법석을 따라갈려고 한다. 만약 슬루츠키(위원장)가 문제의 여기자들에게 도발했다면, 그녀는 거기에 있었는데, 왜 거기서 참고 있었느냐? 여기자를 방에서 더듬고.. 나는 모르지만, 아마 여기자들에게는 더 분명했을텐데. 그(슬루츠키)를 그렇게 좋은 남자로는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가 당신을 더듬고 성추행을 가한다면, 당신은 왜 침묵하는가? 왜 경찰서로 가지 않았나? 그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뒤늦게) 왜 하원 윤리위에 가서 제소하나?"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슬루스키 위원장의 성추행을 폭로한 여기자들은 3.18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여성 대선후보 소브차크의 지지를 얻어 국회 윤리위에 제소한 바 있다. 그러나 윤리위는 대선 후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 사건이 '소위 스타가 되기 위해 거기에 걸맞지 않게 많은 행동을 한' 할리우드 스타들을 생각나게 한다"면서  "그들(할라우드 스타)은 수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10년이 지난 뒤에야 그들은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나쁘다'고 말한다. 아마 그는 쓰레기(같은 인간)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중 누구도 (그때)경찰서로 달려가지 않았고, '나를 성폭행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절대로. 그녀는 1,000만 달러(110억원)를 벌고 싶어했다. 1000만 달러를 벌기 위해 남자와 잠자리를 가진 여성을 뭐라 불러야 할까? 거칠게 표현하면, 그녀는 창녀라고 불린다"고 주장했다. 

하비 와인스틴은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행사한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50여명의 여배우들을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배우들이 '미투 운동'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만신창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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