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터넷 규제를 비판하던 미국, 이제는 러시아의 뒤를 따르는 아이러니
러시아 인터넷 규제를 비판하던 미국, 이제는 러시아의 뒤를 따르는 아이러니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4.1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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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당국의 인터넷 규제를 '자율권 침해'로 비판하던 미국 정부도 인터넷 SNS의 사회적 부작용을 척결하기 위해 규제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일 성매매 알선 게시물·광고를 게재한 인터넷 사이트, 포털, SNS에 대해 주 검찰이 기소할 수 있고, 민·형사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온라인 성매매 상대 전쟁법(FOSTA)'에 서명했다. 


이 정도라면 비판할 게 아니다. 그 다음이 문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인터넷 기업들의 데이터를 수사기관이 언제든지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23일 서명한 '클라우드법'(CLOUD Act)은 미국 수사 당국이 테러·마약·살인 같은 범죄를 조사할 때, 미국 기업들의 해외 데이터 센터에 저장된 정보까지 압수 수색 영장 없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동안 미국은 범죄 수사 과정에서 애플·MS 등에 용의자 개인 정보 같은 데이터를 요구했지만, 기업들은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번번이 정보 제출을 거부한 바 있다. 

미국은 '표현의 자유와 기업의 혁신'을 내세워 인터넷 기업은 거의 규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가짜 뉴스 논란, 개인 정보 유출 같은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미국도 인터넷 규제에 나선 러시아의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누가 먼저였나를 따지기는 이미 민망한 상태가 된 상황이다. 
러시아의 인터넷 규제를 비판하던 그 목소리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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