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강력한 공권력이 경기장 주변을 둘러싼 모스크바 루즈니키
예상대로 강력한 공권력이 경기장 주변을 둘러싼 모스크바 루즈니키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6.14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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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러시아 정부의 경기장 안전 조치가 예상대로 강력하고 철저한 것 같다. 가뜩이나 경찰의 권위, 즉 공권력이 센 러시아에서, 경기장 안전을 명분으로 한 경찰병력의 무분별한 행동, 혹은 갑질을 제어할 수 없어 보인다.

현지에 간 국내 언론의 보도를 보면, 예컨데 이런 식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인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전이 열리는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근처에서는 건장한 체구의 경찰 병력 200여명이 관광객들을 불시 검문했다. 현지 날씨가 초여름치고는 좀 쌀쌀한 편인데, 후줄근한 티셔츠 차림에 슬리퍼를 신었다는 이유로 아시아계 남성은 경찰에 에워싸여 10분 넘게 입씨름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그 아시아계 남성은 베트남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은 월드컵 자원봉사자들 모습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러시아가 2010년 12월 월드컵을 유치한 뒤, 개막전 및 결승전 개최 장소로 결정됐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개·폐회식, 197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2013년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를 치러낸 곳이다. 그러나 월드컵 경기를 위해 기존의 육상 트랙을 제거하는 등 개보수 작업을 거쳐 8만1000석짜리 대규모 축구 전용 구장으로 거듭났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모스크바는 루즈니키 스타디움과 스파르타크 경기장 두 군데서 경기가 치러지지만, 시 전체가 축구장처럼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한다. 축제 분위기는 러시아 '전승기념일'(5월 9일) 이상이란다. 

러시아에는 축구광들이 많다. 러시아의 양대 인기 스포츠는 역시 아이스하키와 축구다. 러시아인들은 추위를 이기는 데 최고로 여기는 보드카처럼 영하 20도 날씨에도 축구공을 차는 아이, 학생, 어른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경기장 주변 안전을 더욱 신경써야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소위 훌리건 때문이다. 

이미 러시아 훌리건들은 유로 2012 개최국 폴란드에서 난릴 한번 친 적이 있고,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조별리그서 러시아가 일본에 패하자 모스크바에서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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