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이 열린 니즈니노보고로드에서 확인한 '에따 카레야'/깜찍한 도시
한국전이 열린 니즈니노보고로드에서 확인한 '에따 카레야'/깜찍한 도시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6.21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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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한국전 첫 경기가 열린 니즈니노브고로드에 간 국내 취재진들이 재미있는 뒷 이야기를 남겼다. 상대가 스웨덴이었던 만큼, '에따 러시아'(이게 러시아)가 아니라 '에따 카레아'(이게 한국)라는 에피소드다.

우선 집단성. 월드컵 응원이라는 독특한 성격에 '붉은 악마'라고는 하지만, 스웨덴 팬들에 비하면 우리는 확실히 집단적으로 '뭉치는 힘'이 강하다. 현장에 간 한 기자는 이렇게 썼다.


"한국 응원단의 숫자는 스웨덴에 비해 절대 열세였지만 응원 소리는 크게 밀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나라가 산발적인 응원을 하며 경기를 즐기는 것과 달리, 한국 관중은 조직적인 구호를 외치며 선수들에게 직접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특징이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등한 응원전을 할 수 있는 힘이다. 붉은악마는 경기 중 “함께 해요”라는 구호를 외치곤 했다. 그러면 경기장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한국 관중들이 실제로 호응해 더 큰 응원을 만들어냈다."

또 '빨리 빨리'의 특성도 여전했다. 느긋하게 니즈니노보고로드라는 도시와 월드컵 축구, 함께 온 친구 동료 가족과 맥주를 즐기기 보다는 목표만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이렇게 나타났다고 한다.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경기 당일 도착해서 경기가 끝나자마자 떠나는 일정으로 이 도시에 왔다. 경기를 3시간 앞두고 인근 식당에 모여 끼니를 때우고..경기가 끝나자 서둘러 떠나려다 보니, 공항에는 스웨덴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아 보였다." 

서둘러왔다가 떠나니, 니즈니노보고로드 공항과 스타디엄만 기억에 남는다. 정말 아름다운 남쪽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이곳은 대한제국 시절 고종의 명을 받고 러시아로 파견됐던 충정공 민영환이 배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간 도시 아니던가? 


니즈니노보고로드는 드넓은 볼가 강과 오카 강이 합쳐지는 곳이다. 두 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 도심 한가운데, 월드컵 경기장이 들어서 있다. 강변을 거닐며 아름다운 하늘빛을 실컷 즐길 수 있는 위치다. 월드컵을 대비한 준비라고는 하지만, 니즈니노보고로드에 들어선 충분한 편의시설과 깔끔한 길거리는 '러시아에 대한 편견'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에따 러시아'의 에피소드도 이젠 조금씩 달려져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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