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기초과학과 한국의 응용 기술이 만나면 바로 혁신 제품?
러시아의 기초과학과 한국의 응용 기술이 만나면 바로 혁신 제품?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6.27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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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러시아 양국은 기술 교류및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합의했다. ICT와 인공지능(AI), 무인항공기(드론), 광학레이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앞선 원천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응용및 상품화 기술이 뛰어난 한국이 힘을 합쳐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혁신 상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사실, 우리 기업이 러시아 원천 기술을 도입해 상품의 경쟁력을 높인 사례는 부지기수다.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와중에 군용 혹은 우주비행용 기술을 빼돌리는 '산업 스파이'로 몰려 곤욕을 치룬 경우도 없지 않았다. 이제는 당당하게 기술을 주고받는 정부간 관계로 발전하는 단계로 올라섰다고 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우리 기업이 러시아 원천 기술을 활용한 사례를 몇가지만 보자.
우선 삼성전자. 2008년 통화 잡음을 획기적으로 낮춘 휴대폰을 선보였는데,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통신장비와 레이더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제거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우리의 부엌 풍경을 바꾼 김치냉장고도 러시아의 원천기술을 활용한 사례. 냉장고 뒷부분에 있는 큰 압축기가 냉장고 소형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러시아의 주력 탱크 냉방에 사용되던 ‘열전소재’를 찾아내면서 가능해졌다. 

에어컨에 물방울이 생기는 현상도 뜨거운 열로부터 인공위성을 보호하는 단열 도료를 도입해 사용하면서 해결됐다. 도심의 레일을 조용히 달리는 전기기차와 친환경 태양광 전지판 등도 러시아 기초 과학이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가장 최근에는 국내 벤처회사인 레이저옵텍이 2016년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에 수출한 피부 레이저 치료기가 있다. 러시아의 레이저 원천기술을 확보해 제품 개발에 성공한 케이스다. 
또다른 벤처기업인 정상라이다는 러시아의 기술 자문과 장비 분석을 통해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더) 분야에서 구글 자율주행차보다 앞선 장비를 개발했다.
한국전기연구원과 러시아국립광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복강경 시술 장비도 있다. 고출력 LED(발광다이오드) 광원과 반도체 레이저를 이용해 빛으로 암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표적 치료하는 장비다. 

러시아 현지에서 한-러 기술협력을 지원하는 정택렬 주러시아 대사관 과학관은 “러시아는 수학, 물리 등 기초 학문이 매우 탄탄하다”며 “ICT 기술을 중심으로 혁신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서로 협력할 공간이 넓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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