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 '바이네르' 취재차 중아공에 간 '반 푸틴' 다큐팀이 30일 모두 피살돼
러시아 용병 '바이네르' 취재차 중아공에 간 '반 푸틴' 다큐팀이 30일 모두 피살돼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8.0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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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정권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용병업체를 취재하던 러시아 언론인 3명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무장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살해됐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자국민 피살이라는 중대 사건에 직면해 즉각 중아공 당국과 함께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7월 30일 저녁 7시쯤 중아공 남동부 시부트시를 떠나 취재 현장으로 이동하던 러시아 기자·PD·카메라맨 등 3명이 무장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8일 관광 비자로 중아공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출처: besti.ru 영상 캡처


러시아 취재단의 피살은 현장에서 도망쳐 나온 운전기사가 다음 날 아침 중아공 당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운전사는 당국에 "괴한들의 매복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아공에서 활동하는 유엔 평화유지군(MINUSCA) 관계자는 "3명의 시신이 시부트에서 북쪽으로 33km 정도 떨어진 곳의 자동차 안에서 발견됐다"면서 "사망자들은 몸 여러 군데 총상을 입었고 자동차도 총탄으로 파손됐다. 무장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의 시신은 이후 수도 방기 병원으로 이송됐다. 

러시아 일부 언론은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취재단은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됐고, 취조를 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보도는 취재단의 탐사 보도 대상이 푸틴 정권과 연계된 용병업체 '바이네르'였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바이네르'가 중아공에서 암약하는 것은 러시아 정부가 현지 군인 훈련을 위해 교관 170여 명을 파견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바르네르’는 크렘린의 의뢰를 받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내전 등에서 비밀 군사 작전을 펼쳐온 것으로 서방 언론은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취재단은 '반 푸틴'의 해외 망명 러시아 석유 재벌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회장이 운영하는 탐사보도 센터와 연계되어 있다고 한다. 한때 러시아 최고의 재벌이었던 호도르코프스키는 반 푸틴 정치 활동을 하려다 사기와 탈세, 횡령 등의 혐의로 체포돼 총 11년간 수감생활을 한 뒤 풀려나 해외에 망명 중이다.

호도르코프스키도 사건 직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 취재단은 내가 운영하는 '탐사운영센터'와 연계돼 '러시아 용병' 취재를 해왔다"면서 "(살해) 책임자 규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아공 무장단체 사진출처: yandex


세계 최빈국의 하나인 중아공의 정정은 극도로 불안한 상태다. 지난 2013년 이슬람 반군 세력이 권력을 찬탈한 후, 이에 반대하는 기독교 세력과 무장 충돌이 일어나 수백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2014년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이슬람 반군 세력이 과도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고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견됐지만 다양한 세력 간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는 중아공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총기와 탄약 등의 무기를 제공하고, 현지 군인 훈련을 위해 군인과 민간인 교관 170여 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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