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모스크바점 지하 1층 식당 '아리아' 대표는 왜 롯데그룹과 계속 싸우나?
롯데 모스크바점 지하 1층 식당 '아리아' 대표는 왜 롯데그룹과 계속 싸우나?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8.0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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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측으로부터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업체들이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규탄 대회를 가졌다. 주도자는 러시아의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정식 명칭은 롯데플라자) 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류근보씨다. 류씨는 롯데측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리했다. 

앞서 류씨는 지난해 4월~ 6월 자신이 운영하던 모스크바점내 식당 '아리아' 의 계약기간 만료 전 강제 철수와 불법적인 일방 영업정지 등 롯데로부터 갑질 피해를 당했다며 국회와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 등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이에 롯데는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류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롯데백화점과 아리아 간 체결한 계약서상 15일 전 일방적 계약 종료를 명시한 11조7항은 현대사회의 상법과 사회적 관습에 맞지 않다"며 계약기간 만료 전 강제철수가 인정된다고 봤다. 무혐의처리된 중요한 이유다. 

** 롯데플라자에 입점한 레스토랑및 카페들(사진 위)와 지하 1층 입점 업체들. '조만간 오픈'이라고 쓴 공간도 여럿 보인다. 자료출처:롯데백화점 홈피 캡쳐 


류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2007년부터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 지하 1층에 레스토랑 아리아(구 산스시)를 운영했던 류씨는 롯데 측의 갑질에 못이겨 법인을 새로 냈다. 문제는 새 법인과의 계약 시 롯데가 제시한 임대 조항. 임대인(롯데)이 임차인(류씨)에게 계약 종료 15일 전에 통보하면 계약 기간과 조건에 상관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폐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류씨는 당연히 부당하다고 항의했지만 묵살당했다. 

그리고 2016년 1월 새로 부임한 모스크바 법인장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해 4월 롯데는 류씨측에 정식 공문을 보낸 뒤 몇개월 유예하는 듯 하더니, 9월30일 점포를 강제 폐쇄했다. 

롯데는 무혐의 처분 뒤 정확한 피해 사실을 파악해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제3의 기관을 통해 합의를 종용했다고 류씨는 주장했다. 류씨는 언론 회견에서 "롯데 해외사업 본부장과 법무팀의 변호사가 찾아와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 구속돼 있는 관계로 임의적으로 합의를 할 수 없으니 제 3의 기관에서 그것(보상 내역)을 인정하면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공정거래조정원에 (보상 기재 내역을) 내자고 해서 냈는데, 롯데는 저한테 모든 귀책사유가 있다고 말을 바꿨기 때문에 조정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롯데 측은 이에 대해 "(아리아) 철수 건에 대한 귀책 사유와 위로금 산정 기준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규탄대회에 참석한 롯데 피해자들은 롯데가 상습적인 갑질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시위금지 가처분신청으로 억울한 피해자의 최소 권리마저 박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 롯데건설과 하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금을 제대로 못 받은 아하엠텍의 안동권 대표는 "롯데쇼핑에 육류를 납품했던 신화를 포함해 롯데 갑질 피해자들이 시위를 할 때마다 롯데는 집회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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