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호수의 남쪽을 따라 달리는 환바이칼 관광열차를 타면..
바이칼 호수의 남쪽을 따라 달리는 환바이칼 관광열차를 타면..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8.23 0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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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끝나간다. 상대적으로 시원한 러시아 바이칼 호수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아직도 그 감동에 젖어 있을 터, 바다같은 호수의 광활함에 다양한 동식물, 불편하지만 인공적이지 않는 자연, 찬 호숫물 등은 쉬 잊혀지지 않는다. 

바이칼 호수의 관문은 이르쿠츠크다. 여름 성수기에는 국내에서 이르쿠츠크까지 직항편이 개설된다. 거기서 이르쿠츠크를 잠시 돌아본 뒤 배를 타고 우리 민족의 성지(?)처럼 인식된 알혼섬으로 들어가지만, 섬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이칼 호수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도 있다. 환바이칼 관광열차를 타고 천천히 바다(?)와 자연을 즐기는 것이다. 이르쿠츠크역에서 남쪽으로 슬류지얀카 역을 거쳐 바이칼스크(포트 바이칼)까지 시속 20Km로 오가는 관광열차다. 

바이칼 호수의 풍경 사진출처:
바이칼 호수의 풍경 사진출처: 파나트바이칼 사이트

 

오전 8시쯤 이르쿠츠크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과거의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따라 천천히 달린다. 시내를 벗어나면 초록 들판과 개천이 펼쳐지고 소박하게 지은 목조주택들이 풍경 속 그림처럼 튀어나온다. 다차 앞 꽃밭도 아름답다. 

슬류지얀카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바이칼 호수를 따라 달린다. 기차에서 바라다 보면 한쪽은 광활하면서도 잔잔한 바이칼 호수가, 다른 쪽으로는 자작나무와 소나무 등 야생의 원시림이 끝없이 이어진다. 기차는 앙가솔카, 키르키레이, 슈미하 등 작은 마을의 역에서 30~40분씩 쉬어간다. 이때 관광객들은 열차에서 내려 절벽에 만들어진 터널과 다리를 구경하고, 근처 숲을 산책하거나 호숫가에서 수영을 즐긴다. 그 마을 사람들은 관광객들을 위한 간단한 간식거리를 들고 나와 좌판을 연다. 

바다와 다를 바 없는 바이칼 호수/ 사진 출처 PIXABAY.com
바다와 다를 바 없는 바이칼 호수/ 사진 출처 PIXABAY.com

 

열차 안에서 반나절쯤 지내면 주변에서 ‘지겹다’는 말이 나온다. 아무리 비경이라지만 계속 엇비슷한 모습이 계속되면 지겹기 마련이다. 하지만 호수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만 고치면 호수의 윤곽도, 나무도, 야생화도 다르다. 

이르쿠츠크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역시 러시성당과 동상이다. 러시아정교 성당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신기하게도 카톨릭 성당도 있다. 동상도 다양하다. 러시아 혁명 지도자 레닌의 동상은 대여섯개나 되고, 혁명 작가 막심 고리키의 동상, 도시 건설과 관련도 동상도 있다. 대표적으로 1661년 원주민 부족을 제압하고 도시를 세운 카자크(코사크)족 지도자 야콥 파하바프의 동상이 앙가라 강변에 있다. 또 시베리아 횡단철도 건설을 지휘한 알렉산드르 3세의 동상도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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