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체를 앞세운 광고는 러시아서도 불법인데..
여성 신체를 앞세운 광고는 러시아서도 불법인데..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8.30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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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작은 가슴은 여성의 신체적 결함"이라고 적는 바람에 여성단체 난리

광고는 짧지만 강렬해야 한다. 그래야 효과가 있다. 몇년 전 '타이어 가격이 신발보다 싸다'는 광고가 국내에서 히트를 쳤다. 그 광고회사는 신발을 내세우기 전에 여성을 등장시키는 광고 문구를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난리가 났을 터이니, 아마도 생각으로 그쳐도 그쳤을 것 같다.

하지만 러시아 광고업계는 달랐다. 러시아 아르항겔스크의 한 아파트 건설 회사는 대담하게도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아래 사진)를 냈다. “우리(아파트)는 가격이 작지만(싸지만) 복합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이 광고는 브래지어를 착용한 한 여성 모델이 가슴 크기를 재고 있는 사진을 내걸었다. 광고가 주는 이미지는 분명하다.

 

러시아 메트로 신문 캡처

 

이 건설사의 또 다른 광고(아래 사진) 역시 여성을 내세웠다. 옷을 벗는 모델의 뒷모습 사진과 함께 "월 9900루블, (아파트를) 임대하는(혹은 옷을 벗기는) 것보다 더 싸다"는 문구를 적었다. 러시아어로 снять는 임대하다. 옷을 벗기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무슨 이미지인지, 뻔하다.

 

 

러시아의 연방독점금지감시국(FAS·Federal Antimonopoly Service)은 이 회사 광고판이 연방 광고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벌금을 때렸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판결문이 문제였다. 판결문에 “이 광고가 (작은 가슴을 가진) 여성들의 신체적 결함을 지적했기 때문에..”라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러시아 여성단체들이 들고 일어섰다. 작은 가슴이 신체적 결함이냐? 는 반발이다. 여성단체들은 “FAS의 심의위원회가 여성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뭐가 잘못됐다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도 고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판결문 작성자의 마초적 심리상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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