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이 안현수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양국의 국민 감정을 누그러뜨려야..
빅토르 안이 안현수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양국의 국민 감정을 누그러뜨려야..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9.10 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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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3관왕 다운 행동은 러시아 빙상계 발전에 기여하는 것/아버지
러시아 국민의 배신감에 비하면 아내의 사업과 예능계 데뷔는 그리 급하지 않다는 여론

빅토르 안, 안현수는 세계적인 스타다. 쇼트트랙에서 딴 금메달 수로도 그렇고, 그의 거취를 놓고 한국과 러시아에서 여러차례 논란이 일었다는 점에서도 그의 '이름값'을 인정할 만하다. 

한국 국적을 버리고 '쇼트트랙 선수 생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러시아 귀화를 선택했던 안현수(33)가 이번에는 러시아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하겠다는 소식으로 또 한번 안팎으로 떠들썩하다. 본인이 대놓고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돌아다니는 이야기로는 대충 연예계 데뷔와 와이프의 사업(마스크 팩)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정리되는 것같다.

러시아 임대 사이트에 오른 안현수 상트페테르부르크 아파트
러시아 임대 사이트에 오른 안현수 상트페테르부르크 아파트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안현수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아파트는 이미 매물(혹은 임대)로 나와 있다. 현지 부동산 임대 사이트에는 9월 11일부터 둘러보기가 가능하고, 월 5만루블(약 90만~100만원)이라고 올라 있다.

한국 귀국을 처음 알린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은 귀국 이유 중 하나로 ‘가정 사정 때문’이라고 했다는데, 이 ‘가정 사정’ по семейным обстоятельствам 에 아내와 딸이 연결되어 있다. 딸은 지난해부터 육아 예능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모습을 드러냈고, 최근에도 봉태규 부녀와 함께 등장했다. 딸의 (한국식) 양육 때문이라고 하니,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더 자주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 

아내 우나리 씨는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마스크 팩 ‘나리팩’을 개발, 직접 모델로 나서며 사업 일선에 뛰어든 상태다. 한국에 머물며 사업을 해도 될까말까한 상태에서 미국이나 일본도 아닌, 러시아에 계속 머문다는 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터다.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씨의 언론 인터뷰에 서운감이 배어 있는 이유다.

보도에 따르면 안기원씨는 이렇게 말했다.
“난 현수가 러시아에서 코치 경험을 하길 바랐다. 러시아연맹에서 현수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줬고 어려울 때 현수를 받아줬기 때문에 그 보답을 해주길 원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게 얼마나 급했는지 모르지만 코치직까지 거절하고 들어온다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보다 더 중요한 건 선수 생활의 마무리다. 도움을 받았으면 갚아야 하고 도움을 줘야 할 일이 있다면 쇼트트랙으로 보답해야 한다. 가족들 때문에 한국행을 결정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속사정이 따로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선 이런 결정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결혼하기 전만해도 안현수 거취를 좌지우지했던 안씨다. 그러나 이제는 며느리의 뜻을 꺾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안 씨가 아들과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현수는 이제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 (우나리씨의) 남편이고 아이 아버지라는 뜻으로 들린다. 

안현수의 거취는 개인의 문제다. 코치직을 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 타국인 러시아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러시아빙상연맹이 느끼는 감정이다. 배신감일 수도 있고, 섭섭함일 수도 있다. 2014 소치올림픽 3관왕으로 당시 러시아 '스포츠 영웅'이 된 안현수에게 모든 특혜를 베풀었고, 은퇴후 코치직까지 제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떠난다고 하니, 뒤늦게 생긴 그의 팬들은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안현수를 ‘배신자’로 여기는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안현수가 러시아 귀화후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르자, 한국 동계스포츠계에도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러시아 등 동계스포츠 선진국들의 유망 선수들을 귀화시켜 출전시켰다. 비록 안현수 같은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태극 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을 TV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러시아 등지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배신감을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버지 안 씨가 아들에게서 느끼는 감정도 비슷할 것이다. 

자칫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면, 그의 예능계 생활도, 아내의 사업도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솔직히 사정을 털어놓는 게 바람직하다. 그는 '쇼트트랙의 황제'로 불린 세계적인 스타가 아닌가? 한국 대표로 올림픽·세계선수권·유럽선수권대회 등에서 금메달 1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를 수확했고(금메달 수가 은 동메달 수보다도 월등히 많다), 러시아 대표로 소치동계올림픽에선 3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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