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소개된 '시간 카페' 치페르블라트, 창시자 이반 미틴 방한
한국에 소개된 '시간 카페' 치페르블라트, 창시자 이반 미틴 방한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9.27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당 카페에 머문 시간에 따라 요금 책정, 차와 다과는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
카페에서 호텔식 다차(별장)로, 이제는 다차 마을(공동체)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

세계 최초의 시간제 카페 ‘치페르블라트'(ЦИФЕРБЛАТ). 식음료 값을 받지 않고 머문 시간에 따라 요금을 계산하는 이색 카페다. 독일어 Ziferblat는 시계의 숫자판을 뜻한다. 이 카페 창안자는 러시아 출신의 이반 미틴(31). 그가 지난 6∼8일 대전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활동가 대회(Better Together Challenge 2018)’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들려주었다. 이 자리에는 국내외 300여 명의 컬처디자이너들이 참석했다. 

 

이반 미틴은 201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첫 매장을 열었고, 현재 영국·우크라이나·몽골 등 5개 나라에서 1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중앙일보와 만나 “처음엔 분당 돈을 받는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생각 같았으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며 “고객들이 시간제 비용을 지불하면서 카페를 ‘먹을 것을 사는 곳’이 아닌 ‘공간을 사는 곳’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성공은 아주 우연하게 시작됐다고 한다. 문학청년이었던 미틴이 주머니 속에 들어갈 만한 작은 종이에 시를 써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재미'로 시작했는데, SNS를 통해 알려지자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문제는 함께 일할 공간이었다. 50여 명이 각기 시를 '주머니 종이'에 적을 수 있는 공간으로 2010년 모스크바에 작은 방을 하나 얻었는데, 그 운영 방식이 '차페르블라트'의 시초였다. 이용자들이 '트리 하우스'라는 이 작은 방에 올 때마다 자발적으로 돈을 내고, 그 돈으로 차와 다과를 마련해 나눠 먹었던 것.

사진출처: 치페르블라트 홈피

 

미틴은 ‘트리 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사업적 마인드로 정식 매장을 내기로 했다. 대신 자발적으로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분당 1루블(약 17원)’을 내도록 했다. ‘치페르블라트’의 시작이었다. 카페 내부를 모스크바 작은 방을 본 따 거실과 같이 편안하게 꾸며놓고 차와 요거트, 쿠키, 케잌 등을 마음껏 먹게 했다. 결과는 대성공.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가 인기 있는 장소가 됐다”고 미틴은 회고했다.

그는 ‘치페르블라트’가 “다차(별장) 같은 느낌이어서 좋다”는 고객들의 말에 편안한 분위기의 다차식 '치페르블라트'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게 2년 전 모스크바 교외 툴랴에 문을 연 호텔 ‘볼로토브 다차(Болотов Дача)’다. 미틴은 나아가 '볼로토브 다차'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는 고객들의 말에 부동산 업체와 함께 공동체 마을 조성에 나섰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공동체 마을 조성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툴랴 주정부가 과거 기준에 의거, 공동 마을 조성을 위한 부동산 개발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