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의 전설' 빅토르 최의 여권과 가사 초고, 작곡 노트 등 경매에
'록의 전설' 빅토르 최의 여권과 가사 초고, 작곡 노트 등 경매에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9.28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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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발급받은 여권(신분증)은 1억5천만원에 낙찰/마리안나 로도반스카야와 결혼 사실도 기록
그룹 키노 전 멤버 "유품 경매는 비 도덕적, 유족에게 돌려줘야" 일침

구소련 록 음악의 '전설’ 빅토르 최의 여권이 26일 경매에서 900만 루블(1억5천만 원)에 낙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79년 빅토르 최가 16세 (1979년 2월) 때 발급받은 여권이 이날 러시아 현지 경매소 '리트폰드'에서 900만루블에 팔렸으며, 함께 경매에 나온 그의 수첩과 손으로 쓴 노래 가사 노트는 각각 300만 루블과 360만 루블에 다른 사람 손으로 넘어갔다. 그가 록그룹 '키노'를 1981년에 결성했으니, 여권과 작사 노트 등은 유명 가수가 되기 전 유품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언론 캡처
러시아 언론 캡처

 

구소련(러시아) 시절 여권(Паспорт)은 우리의 주민등록증과 (해외 여행시 사용하는) 여권을 합친 개념이다. 그의 여권에 마리안나 로도반스카야와 결혼 사실이 기록되어 있는 것(사진 왼쪽 아래)도 그 때문이다.

경매에 나온 여권은 빅토르 최가 1990년 사망하고 몇 년 뒤 그의 친구 집 냉장고 뒤쪽에서 발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이자 소장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매소 측은 이 여권의 진본 여부를 내무부에 의뢰해 진본이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한다. 

또 300만루블에 팔린 수첩에는 동료 음악인들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으며, 노래 가사는 빅토르의 대표곡 '변화를 원해' Хочу перемен 초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랑, 그건 장난이 아니야' Любовь – это не шутка' 작곡 초안 노트는 의외로 낮은 금액인 55만루블에 낙찰됐다.

빅토르 최(앞쪽 앉은 이)와 함께 한 그룹 키노
빅토르 최(앞쪽 앉은 이)와 함께 한 그룹 키노

 

빅토르 최와 함께 록 그룹 '키노'를 결성해 활동한 기타리스트 알렉세이 리빈은 이 경매에 대해 "전적으로 비도덕적인 행동"이라며 "여권을 비롯한 유품은 유족들에게 돌려줬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62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빅토르 최는 19세 때인 1981년 록 그룹 '키노'(Kino)를 결성해 약 9년 동안 왕성한 음악 활동을 펼쳤다. 옛 소련의 압제적 분위기에 맞서는 저항과 자유의 메시지를 담은 그의 노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빅토르 최는 일약 소련 록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혈액형’ ‘마지막 영웅’ '변화를 원해' 등 수많은 히트곡은 지금도 러시아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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