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쉐프킨 연극대학 출신 최희정 "러시아식 연극의 깊이와 치밀함이.."
러시아 쉐프킨 연극대학 출신 최희정 "러시아식 연극의 깊이와 치밀함이.."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0.08 0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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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유학파 출신 연기자 최희정(45)은 이미 중진급이다. 연기생활 15년차이니 산전수준 더 겪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 유학서 닦은 이론과 실기가 국내 연극 풍토와 맞지 않아 고생께나 했단다. 부지런히 영화와 연극무대에서, 또 오페라 무대에서 연기와 연출 활동에 전념하면서 어려움을 이겨왔다. 

 

최희정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쉐프킨 연극대학 출신이다. 그는 "웹서핑 도중 우연히 쉐프킨 연극대학이 한국 유학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당시에는 2년에 한번씩 한국 유학생을 선발했다) 유학 신청을 했다"며 "아버지가 남겨준 유산 500만원을 갖고 무작정 연기 공부하러 갔다. 당시 학비가 연 400만원이었으나 기숙사비가 50만원 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물론 생활비는 누나한테 일부 지원을 받았고, 러시아 생활에 적응한 뒤로는 식당 술집 여행사 가이드 등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렇게 고생하며 공부한 최희정이지만, 국내에 들어와서는 바쁜 탓에 러시아 유학파 배우들과 소원한 편이라고 했다. 그 이유인지 모르지만, "러시아서 귀국 직후, 한국식 연극 문화에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러시아서 배우고 익힌 것과 국내의 관객, 공연 관계자들의 요구와 스타일이 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빠르고 자극적인 한국식 문화는 러시아의 '느긋하지만 깊이 있고 세밀한' 문화와 많이 다르다.

그는 "러시아의 문화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전제, "기차로 사흘을 달려야 고향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러시아 사람들이다. 연기나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역시 마찬가지여서 작품 하나에 일년을 준비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연극의 깊이와 치밀함, 꼼꼼함을 우리 연극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 역시 러시아서 배운 러시아식 깊이와 치밀감이 조만간 빛을 발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연극도 짧고 빠른 사이클에서 벗어나야 대중에게 깊은 감명을 남기는 명작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최희정이 그 길에 앞장서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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