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지옥' 모스크바의 도시 스마트화 결실맺는다? ITS 가속화
'교통 지옥' 모스크바의 도시 스마트화 결실맺는다? ITS 가속화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11.02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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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교통정보 수집 분석 전달을 위한 각종 첨단기기 설치및 운용
버스 지하철에도 교통 정보 게시판 설치, 대중교통 첨단화도 시동

모스크바의 도시 집중률은 서울에 비할 바가 아니다. 구 소련시절에는 모스크바에 사는 것 자체가 특권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으니 도시 환경 문제를 비롯해 주택, 교통, 보건, 안전 등 제반 문제가 제기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모스크바 시 당국의 노력도 치열하다. '교통 지옥'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지능형 교통 시스템(интеллектуальная транспортная система ИТС 영어로 ITS) 도입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도시 전체를 한마디로 '스마트 도로화'하겠다는 것이다.  ITS란 도로에 각종 카메라, 센서를 설치해 교통흐름을 파악한 뒤 분산 혹은 우회시키거나 사고 발생시 운전자들에게 바로 고지해 미리 다른 길로 빠지게 하는 등 교통 체계를 지능화, 효율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모스크바 교통흐름을 보여주는 도로 표지판/ 사진출처: yandex.ru. 표지판서 TTK는 제3외곽순환도로다. Третье транспортное кольцо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도로 등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 등 ITC 관련 기기 수는 2016년에 전년 대비 46%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4만 2,90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부터 시작된 ITS 구축을 위해 모스크바에는 지금까지 교통 상황 분석용 카메라가 2,000여대, 센서 3,700여개가 도로 곳곳에 설치됐다.

 

또 교차로에 위치한 2,600 여개 신호등에 함께 설치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교통 상황과 차량 흐름 등의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는 시 교통정보상황센터에서 관리·분석한다. 시 교통센터는 모스크바 교통정보를 STM(Static Transport Model)과 DTM(Dynamic Transport Model) 등 2개의 모델로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TM은 모스크바 교통 상황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통계자료를 분석하는 모델이다. 특정 도로를 이용하는 지역 주민의 수와 연령, 성별 분포, 고용 상황 등이다. DTM은 단기 교통 상황에 대한 정보로, 대중교통 상황과 사고 여부, 도로 정체 상황, 교차로 이용 차량 대수 등을 분석해 운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교통 정보는 도로위에 설치된 다양한 전자 디스플레이 게시판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전달된다. 교통사고 여부와 도착지 소요 예상 시간, 날씨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2017년에는 모스크바 외곽순환도로(엠까데 МКАД)와 제 3순환도로(ТТК)에만 전자 디스플레이 게시판 17개 이상이 설치됐다. 올해에는 모스크바 시 전역에 각종 게시판이 400개 이상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 주요 도로에 설치된 각종 교통정보 표지판/ 사진출처: yandex.ru 신호등 위 표지판에는 '제한속도를 준수하라'는 문구가 보인다.

 

특히 모스크바는 지난 2017년 10월 일본 전자업체와 함께 시 북부지역에 신호등 제어기인 '아르테미스' 시스템(Artemis)을 시범 도입했다. 아르테미스는 신호등 센서에 탐지되는 정보를 분석해, 신호 대기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 모스크바 북부 도심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출근 차량의 정체가 4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스크바 교통정보상황센터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차량 속도는 차량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능형 교통 시스템 도입이후 13% 빨라졌고, 교통 사고는 절반으로 줄었다.

모스크바에는 또 버스 및 트롤리버스 정류장 889곳에 교통정보 게시판이 설치돼 있다. 2014년에 처음 설치된 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포탈사이트 얀덱스(Yandex)는 스마트폰용 교통 어플을 개발해 758개 버스 노선과 80개 트롤리버스 노선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한다. 최적의 버스(트롤리버스) 환승 방법과 경로, 차량의 현재 위치, 도착 예상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과 기차역에도 열차 출발및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전자정보 게시판이 설치됐다.

모스크바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각종 정보게시판/사진출처 yandex.ru

 

지하철 도착 상황을 알려주는 전자게시판/ 사진출처: Na-zapade-mos.ru
지하철 도착 상황을 알려주는 전자게시판/ 사진출처: Na-zapade-mos.ru

 

모스크바시는 ‘모스크바 교통’이라는 앱을 개발해 택시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이 앱을 통해 탑승한 택시가 모스크바 등록 차량인지, 운전자가 정식 허가를 받았는지 여부 등을 확인가능하다.

모스크바시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러시아 전체로는 관련 시장 규모가 2022년까지 약 26억달러, 연평균 성장률은 24%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중에서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교통 흐름 감지기(Traffic Flow Markets)이라고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앤 마켓은 밝혔다. 

러시아의 ITS는 아직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서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향후 관련 투자도 두 도시에 집중될 전망이다. 다른 지역은 도시 교통흐름을 지능형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도로 보수나 확장, 정비 등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기업의 관련 분야 진출 전망은 어떨까? 서울시 통합교통관리 시스템이 모스크바시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다. 하지만, 기업들에게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KOTRA 모스크바무역관은 “우리 기업이 러시아 ITS 분야 진출을 원한다면, 기업 단독으로보다는 지자체나 공공기업, 대기업과 함께 프로젝트로 참여하는 것"을 권했다. 또 “ITS 관련 분야 진출에 앞서 도로의 유지및 관리, 정비 등에 사용되는 설비나 제품, 교통 안전 관리에 필요한 기기 등에 먼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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